[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자유한국당이 최근 교육부와 KBS가 맺은 미디어교육 활성화 협약을 '선거용 좌편향 미디어교육'이라고 주장하면서 미디어교육 교사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한국당이 미디어교육을 특정 이념에 편향된 교육으로 매도하는 등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4일 교육부와 KBS는 '학교 미디어교육 활성화와 민주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S의 지역국과 시·도 교육청이 협력해 학생과 시민이 직접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양질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미디어특위 위원장(가운데)과 위원들이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교육부-KBS 미디어교육 협약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한국당 미디어특위(박성중·길환영 외 위원 일동)는 '전교조에게 공영방송까지 내줄건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2020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교조에 장악된 교육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장악된 KBS의 미디어교육 활성화 협약은 학생들에게 좌파사상을 주입하고, 정권의 총선개입 우려를 낳는다는 내용이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이하 미디어교사협회) 일동은 5일 성명을 내어 "한국당 미디어특위는 미디어교육이 좌파들의 편향적 교육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성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미디어교사협회는 이번 교육부와 KBS간 업무협약이 미디어교육의 의미와 필요성에 비추어 봤을 때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 자체에 대한 접근, 이해, 활용을 목표로 하는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과 의미는 미디어 영향력의 증가와 함께 커지고 있고, 이에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제도적 근거를 갖춰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 호주 ABC, 미국 PBS, 핀란드 YLE 등 세계 공영방송들이 미디어교육을 위해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추세와 상통하는 협약이라는 설명이다.

4일 KBS 본관에서 열린 교육부-KBS '학교 미디어교육 활성화와 민주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식'. (왼쪽부터)유은혜 교육부장관과 양승동 KBS사장이 업무협약서를 들고 있다. (사진=KBS)

이어 미디어교사협회는 한국당 미디어특위의 '총선개입'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KBS는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공개한 바가 없고, 내년도부터 본격화 될 관련 교육을 받는 초중고 학생들의 경우 내년 총선에 참여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다.

또 미디어교사협회는 교육부가 전교조에 장악됐고, KBS가 좌편향 언론노조에 장악됐다는 한국당 미디어특위 주장에 대해 "근거조차 갖추지 않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며, 고도의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갖추고 본분을 다하는 교사·언론인 집단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박성중 한국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향해 "교육부와 KBS 간 미디어교육 협약 체결은 정권 편향적인 프로젝트 성향이 곳곳에서 나타난다"며 방통위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협약만 가지고는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교육부와 KBS가 협력해 미디어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 그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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