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국군 기무사령부 비상계엄 문건의 핵심 당사자인 조현천의 행방을 추적했다.

비상계엄 문건 공개 직후 군과 검찰의 합동수사단이 구성됐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 실장이 계엄 문건에 깊숙하게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한민구 당시 국방부장관 역시 이 문건을 보고 받았다. 이들이 모두 계엄 문건과 관련되어 있지만, 조현천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이유를 들어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고 있다.

군검합동수사단이 악의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김관진은 2016년 10월 직접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2017년 2월 10일 조현천이 청와대에 들어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후 조현천은 소강원에게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 이는 모두 드러난 사실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계엄 문건은 박근혜가 탄핵되지 않고 돌아온 후 어떻게 할 것인지 자세하게 명기되어 있다. 이는 전두환 신군부가 준비한 문건과 동일하다. 촛불 시민들을 적으로 간주한 군 조직. 자칫 촛불 집회에 나섰던 시민들은 탱크와 총칼로 무장한 군인들로 인해 80년 광주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상상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들이 군 조직에 의해 준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모두 최고형으로 다스려져야 할 반역죄인들이다.

당시 NSC를 지휘한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는 계엄 문건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정말 보고 받지 못했는지 그건 조사를 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합동수사단은 황 대표를 조사도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합동수사단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의지가 없었다는 의미다.

조현천 홀로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할 수 있었을가? 그가 핵심 고리라는 점은 명확하지만 공범들이 존재함에도 수사의지가 없다. 미국으로 도주한 조현천을 핑계 삼아 수사를 급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미국에는 조 씨의 아홉 형제 중 여섯 형제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도주 후 형제들과 만났다는 조현천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형제들이 철저하게 조현천의 행방을 모른다고 하는 상황에서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MBC <스트레이트> 팀이 며칠 동안 실마리를 확인할 근거들을 찾았다.

전문적인 수사 조직이라면 더 빠르게 조현천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검찰은 조현천 가족들에게 행방을 묻거나 자수를 권하는 일도 없었다. 합동수사단의 여권 무효화, 인터폴 공조, 가족들에 협조 요청 등은 말잔치뿐인 행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권 무효화는 이미 입국한 이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상적으로 입국한 자에 대해서 여권 무효화를 해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인터폴 공조의 경우도 정치적인 사안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합동수사단 측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조현천 형제들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직접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다. 조 씨 형은 도피가 아닌 유학이라 주장했다. 유학을 하고 있다면 그를 찾는 것은 더 쉽다. 하지만 신학 공부 의지를 밝혔던 조현천의 이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조현천은 미국에 있고, 그들의 형제들은 여섯이나 그곳에 거주하고 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더 납득할 수 없는 일은 계엄 문건 작성을 한 도주범 조현천이 연금을 매달 450만 원씩 지급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혈세로 조현천의 도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군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경찰이 지명수배와 관련된 서류를 보내지 않아 연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군 개혁이 절실한 이유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이런 자들의 연금을 박탈하는 법을 실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범법자에게도 연금의 1/2만 지급하도록 바꾼 것이 전부다.

조현천을 비호하고 도주를 돕고 있는 조직은 다른 누구도 아닌 군과 검찰들이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 기본적으로 그들이 수사 의지가 있다면 못할 일이 아니다. 뒤늦게 법무부는 미국 측과 강제소환과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