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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정책, 파국을 원하는가? ①[기고/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미디어스 편집위원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 승인 2008.02.10 18:06

미디어 공공성에 대해

Q.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강화가 무슨 뜻인가?

A. 술과 매춘이 판치는 한국의 도시에 그 나마 몇 없는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을 술집으로 유흥주점으로 만들려는 정책당국의 시도가 있다면, 이를 저지하는 것은 시민사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어 지상파 방송 특히 공영방송이 숱하게 비난받고 있지만,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케이블TV 등 매월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까지 돈을 내면서 보는 유료방송의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거의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면 술집이요 유흥주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방송 특히 공영방송은 다르다.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보기 때문에 한 두 권의 야한 사진이나 도색잡지가 꽂혀 있어도 난리가 난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 유해도서가 꽂혀 있으면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사건이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 때린 아침 드라마가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요, 아나운서가 뉴스 끝나는 시점에 미소를 지었다며 도중하차시키는 여론이 빗발치는 곳이 바로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이다. 

그래서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을 술집이나 유흥주점 사업자에게 팔지 못하도록 지키는 일이 언론의 사유화 저지이고, 또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유해한 서적을 배열하지 못하도록 한편 좋은 책 건강한 서적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비치하도록 법과 제도로 강제하고 감시하며 견제하는 것이 미디어 공공성 강화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서점이나 도서관의 운영에 참여해서 책을 선정, 구입하고, 또 좋은 책을 두고 토론도 하고 추천하기도 하며 함께 좋은 책을 저술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미디어 공공성 강화다.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논란에 대해

Q.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크게,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 구성,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 및 공영방송의 민영화 검토 등으로 축약할 수 있다. 먼저, 인수위가 말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문화부가 문화정책을 입안하고 또 진흥하거나 때론 규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송통신위는 방송과 통신 정책을 입안하고 또 규제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KBS MBC EBS의 이사와 사장을 임명하는 일,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사를 허가하거나 허가를 취소하는 일, 통신사가 미디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하거나 승인 취소하는 일, 국민의 공유재산인 주파수를 어떻게 사용할 지 등을 결정하는 일 등이 방송통신위원회가 하는 일이다.

말 그대로 방송사나 통신회사를 경우에 따라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일을 하는 국가기관이요, 살리더라도 특정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법과 제도로 확보하지 못하면 권력의 시녀로 다룰 수 있는 곳이 방통위원회다.

Q. 방송통신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둘 경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박형준 의원은 미국도 연방통신위원회인 FCC가 대통령 직속이며, 그것이 방통위 위상 보호에도 효과적이라던데?

A. 박형준 의원의 주장은 무식하거나 거짓말 둘 중 하나다. 무식하면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면 된다. 하지만 거짓말은 특정한 이익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는 무소속 독립기구다. 미국 정부가 FCC 정책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 이곳은 단지 미국의회의 통제를 받을 뿐이다.

왜냐하면 방송과 통신은 여론을 형성하는 매체다. 권력이 직접 개입하면 언제든지 여론조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권력의 미디어장악임은 역사 속에서 확인했다. 특히 한국국민들은 이미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권력에 장악된 미디어가 어떤 짓을 했는지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전두환 시절 저녁9시 뉴스가 시작되면, ‘땡땡땡~전두환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되는 보도 때문에 ‘땡전뉴스’라고 비판받았다. 이 때 미디어를 직접 통제했던 것이 공보처였다. 땡전뉴스를 기억하는 국민들은 권력이 직접 통제하는 방송과 통신의 결과가 어떨 것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자면, 정부조직법 11조(대통령의 행정감독권)에 따라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휘, 감독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헌법 제21조 ‘언론에 대한 허가나 검열이 인정되지 않는다’에 위배되며 언론의 자유, 방송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독소조항이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대통령의 행정감독권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마저 부가해 두고 있다.

Q.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위원회가 정책권을 갖는 것은 헌법의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가?

A.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언론 자유도 포함) 보장을 위해 3권 분립을 명시한 것으로 방송통신위원회를 독립기구로 규정한다고 해서 헌법 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법대 권영성 교수는 ‘공익의 실현을 위해 특정 사항을 관장할 기구를 독립기구로 설치하고 공익 실현에 필요한 행정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며 그에 필요한 한도 안에서 준 입법적, 준 사법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중시하는 대통령제 어느 나라에서도 방송과 통신을 규제하는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둔 나라가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배치되면 언제든지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관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한나라당과 인수위가 방통위를 대통령직속으로 하려는 데는 지난 2000년 출범한 방송위가 방송사 인허가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부정적 측면을 개선하려는 의지도 담겨있는 것 아닌가?

A. 이 또한 책임회피성 발언이다. 현재 방송위원 9명 중 대통령이 3명 국회가 6명을 추천해서 구성되었다. 방송위원회가 문제가 있다면 방송위원을  추천 임명한 대통령과 국회의 책임이다. 자격미달 수준미달의 ‘미달이 위원’들을 추천함으로서 방송위원회의 문제점이 시스템의 문제인양 호도하고 있다. 또한 ‘미달이 위원’이 ‘꼭두각시 위원’까지 겸직하게 했다는 점이다. 무슨 뜻이냐면 각 정당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직접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 자신들이 임명한 위원들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고 뒤에서 꼭두각시를 조정하는 ‘재미’를 누렸다는 점이다.

못난 방송위원들은 다음에 혹시 다른 자리, 더 좋은 자리를 줄까봐 자기를 추천해 주는 정치세력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충실히 과제를 수행하는 ‘주구’로서, 법과 제도가 보장해 준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법정신을 뭉개버린 것이다.

문제는 그래서 간단해 진다. 무소속 독립기구에서마저 특정정치세력의 영향이 거센마당에 대통령 직속으로 가면 아예 정치적 독립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진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 방송위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분명하다. 현재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제대로 된 방송위원을 임명할 수 있는 법적 보완장치를 하면 된다. 방송위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더 엄격히 마련하고, 더 엄격한 정치적 독립성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맞다.

장독에 구더기가 있다. 어떻게 할까? 1)장독을 깨는 것이 합리이다. 2)구더기를 잡아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자꾸 답이 1)번이라고 우긴다.   

Q.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권도 논란거리다. 인수위와 한나라당 법안은 방통위원 5명 중 2명을 대통령이 임명, 3명을 국회가 대통령에 추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A. 인수위 안에 문제가 많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편재했다. 대통령이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거기에 더 해 대통령이 2명을 임명하고 국회에서 대통령 소속 정당위원이 최소 1명 최다 2명이 임명된다. 두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첫째, 대통령과 대통령 소속 정당은 무조건 3석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총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 소속 정당이 다수당이 되면 4석이 된다. 즉 최소 3:2 구조에 많게는 4:1 구조가 만들어 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 직속이라는 의미다.  대통령을 단순히 방송위원 수준의 한 명이라고 해도 3:2구조는 4:2구조로, 4:1구조는 5:1구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백번 양보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간다고 해도 이것은 결코 합의제 기구로서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된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럴 바에는 전두환 시절의 공보처를 만들면 된다. 괜히 민주주의의 진전에 따른 성과인 민주주적 시스템으로서 합의제를 하는 것처럼 국민들을 속이지 말고 아예 대놓고 ‘정보미디어부’를 만드는 것이 솔직한 태도다.

그리고 미국의 FCC(연방통신위원회)를 모델로 삼았다고 말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책임있는 태도다. 미국의 FCC는 무소속 독립기구인데다, 5명의 위원 구성에 있어 여권이 추천한 위원 수가 3명을 넘지 못하게 해 놓았다. 즉 항상 3:2구도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왜 이런 것을 배우지 않는가? 

Q. 인수위는 비록 대통령 직속 기구라고 해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치적 독립성을 거의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A. 첫째, 독립성을 법안에 명시적으로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법안(제1조)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입법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직무 수행에 있어 독립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동일한 대통령 소속기관이 감사원과 국가인권위원회, 나아가 총리소속기관인 공정위와 금감위조차 관련법에서 직무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어떤 의도성이 엿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감사원법 제2조(지위)

①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②감사원 소속공무원의 임면, 조직 및 예산의 편성에 있어서는 감사원의 독립성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조(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과 독립성)

①이 법이 정하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국가인권위원회를 둔다.

②위원회는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35조(공정거래위원회의 설치)

①이 법에 의한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국무총리소속하에 공정거래위원회를 둔다.

금융감독기구의설치등에관한법률 제3조(금융감독위원회의 설치 및 지위)

②금융감독위원회는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직무 독립성을 보장하는 명시적 규정이 아래와 같은 수준으로 조문에 포함되어야 한다.

①위원회는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②위원회는 소속공무원의 임면, 조직 및 예산의 편성에 있어서는 독립성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 양문석  
 
방송위원회는 방송발전기금을 주요 예산으로 사용한 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신설되는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아 정부 예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예산 통제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인수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모델로 참조했다는 미국 FCC는 대부분 규제 수수료를 재원으로 하고 정부 예산은 상대적으로 아주 적다는 점은 왜 보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둘째, 심지어 한나라당이 제출한 법안 제3조제2항은 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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