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의 K리그 개막. 관련한 포스팅 잔치를 이야기하며 밝은 면이 부족한 건 아니었는지 스스로 반성도 해보는데요. -하긴 어제 했던 포스팅, "개막 그리고 라이벌"은 부러움을 담은 포스팅이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말입니다.-

집에서 중계를 보며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말, 또 어제 저녁 뉴스를 보며 사람들이 상암의 풍경을 보고 했던 말, 다 한결 같은 감탄 바로 "우와! 유럽같아"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구단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공식 라이벌, 서포터즈간 색의 대결은 뚜렷하고 서포팅도 최고 수준입니다.

K리그를 폄하하거나 조금 쉽게 보는 분들께는 늘 응원은 수원, 경기장의 서비스는 서울을 가보라고 말합니다. 특히나, 서포팅으로는 최고인 수원의 응원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관련 볼거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응원가를 들으면 뭔가 가슴이 쿵쿵 뛰면서 뭉클함이 밀려든단 말입니다.

어제 경기에 대한 기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개막전 최다 관중은 이미 예견됐던 일입니다만, 내심 프로축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인 지난해 어린이날의 60,747관중 돌파도 기대해 봤다는 거!

51,606명이 찾으며 역대 4위의 관중 기록, 하지만 이전 개막전 최다 관중인 47,298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입니다. 제주와 부산의 경기는 5천명 미만의 아쉬운 관중 숫자를 기록했지만, 그 밖에는 모두 1만 5천명을 훌쩍 넘는 관중과 함께 하며, K리그는 뜨거운 열기 속에 리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합쳐 193,959명. 물론 구단 숫자가 역대 최고로 많아졌기에 이전 기록 돌파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만, 평균관중 2만4천여 명은 K리그의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기분 좋은 수치, 울산과 광주의 3만 관중 돌파는 특히 더 의미 깊죠. -지역연고의 확산과 지역에서 시장이 큰 빅마켓, 광역시 단위의 축구열기가 뜨거워지는 것은 K리그의 필수요소란 생각입니다.-

신생구단인 광주FC, 어제 경기를 찾은 36,241명은 광주월드컵경기장 사상 최다 관중인데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이미지는 늘 썰렁했던 모습이었기에, 더욱 개막경기의 관중 숫자는 그 의미가 큽니다. 심지어 경기도 3:2,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로 홈팀이 이겼다는 거!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 K리그팬들은, 그리고 많은 축구팬들은 유럽축구를 보며 그들의 축구수준만큼이나 그 열기를 부럽다고 느끼곤 했을 텐데요. 주말에 시작된 K리그의 개막 라운드는 그런 아쉬움과 부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만큼 대단했고 보기 좋았습니다.

관중들의 뜨겁게 함께 했다는 점에서 선수와 구단, 연맹은 특히나 오랜만에 부러움보다 행복함을 느낀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유럽을 느끼게 할 만큼 뜨거운 축구열기, 그 시작은 좋았고 어제 관중석을 보고 축구장에 직접 가보고 싶어졌단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그런 분위기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유지될 수 있을지. 지금부터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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