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언론사 뉴미디어콘텐츠 제작자들은 90년대생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에는 “꼰대 느낌을 덜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19 KD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는 2030세대 독자들이 즐겨보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모여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MBC ‘14F’, 머니투데이 ‘남기자의 체헐리즘’, 팟캐스트 ‘듣똑라’ 제작진과 책 <90년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가 참여했다.

2019 KDF 저널리즘컨퍼런스 토크콘서트 장면 (사진=미디어스)

밀레니얼 세대 뉴스 콘텐츠를 표방하며 등장한 MBC ‘14F’는 20대를 타깃으로 주요 이슈 4가지를 짚는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된 지 1년 반이 지난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가 27만명에 이른다.

손재일 MBC '14F' 팀장은 지상파의 위기를 느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14F'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손 팀장은 "시청률은 떨어지고 광고시장도 모바일로 바뀌는건 젊은 친구들이 TV를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위기의식에서 만든 콘텐츠라고 소개했다.

손 팀장은 “가장 많이 느끼는 건 90년생이 ‘꼰대’를 싫어한다는 것”이라며 “완성형 콘텐츠나 계몽주의적 콘텐츠를 싫어해 열린 결말을 추구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20대 구독자의 취향을 반영한 '짤'도 많이 활용된다. 그래픽과 영상을 풍부하게 제공해야 구독자들이 영상을 끝까지 보게 된다는 것이다.

손 팀장은 젊은 친구들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취재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댓글에서 얻는다고 말했다. 독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뉴미디어 콘텐츠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다.

‘듣똑라’를 제작하고 있는 이지상 중앙일보 기자는 ”90년대 생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환경, 인권, 젠더감수성으로 본다"며 "방송을 만들 때 누군가 상처받는 이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제작한다“고 말했다.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는 중앙일보의 밀레니얼 기자 3명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로 팟빵과 네이버 오디오클립 시사 분야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이 기자는 90년생은 자기 효능감이 높은 세대라고 정의했다. “자기 계발을 끊임없이 하는 세대이기에 가르치려는 게 아닌 뉴스를 맥락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특히 어릴 때부터 신문을 팔로워 해온 세대가 아니므로 최대한 단축시켜 맥락을 깊이 있게 전달하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제작자들은 공통적으로 정보만큼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기자의 체헐리즘’을 연재하는 남형도 머니투데이 기자는 “댓글로 소통하면서 독자가 준 아이디어로 체험하고 기사를 쓰면서 소통하고 있다”며 “독자의 아이디어로 체험하고 기사를 작성하면 독자들이 좋아하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임홍택 작가는 “재미와 정보가 양립하기 어려운가? 재미있는 활동과 의미 있는 활동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편파적인 일회성 재미로 조회수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닌 사람들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며 관심을 보이는게 의미있다고 본다”고 했다.

기성세대에서 나오는 ‘20대는 뉴스를 안 봐’, ‘시사에 관심이 없다’ 등의 주장에 대해 임 작가는 “앞선 세대는 신문, 방송으로 뉴스를 소비했지만 지금 세대는 변형된 콘텐츠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부 기사는 어렵다는 시선에 대해 이지상 기자는 “젊은 세대들은 내용만큼 제작자의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고 느꼈다.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제작하느냐, 불편하지 않은 감수성을 갖춘 콘텐츠인지를 중시해서 본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니 '듣똑라'의 정치 콘텐츠를 보는 시선도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언론 불신은 역으로 ‘좋은 뉴스에 대한 갈망’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형도 기자는 “현장에서 기사를 쓰며 독자들의 불신이 깊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역으로 좋은 뉴스에 대한 갈망으로 본다”며 “단순히 기자를 욕하는 게 아니라 욕하는 이유가 있고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보다 힘이 없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힘이 있는 쪽에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는 언론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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