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지 커플 둘이 줄어들었다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사실 세 커플 체재에서 두 커플로 줄어들면서 정체 단계에 머물러있다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아담부부의 하차이후로 코믹한 요소가 많이 없어진 탓이지요.

비록 서현이 많이 변하면서 용서부부에게도 변화가 생겼지만 늘 한결 같이 정말 로맨틱한 장면만 연출해대는 쿤토리아, 그리고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용서커플만으로는 많이 우결이 허전함을 느끼게 된 건 사실입니다. 우결의 역사를 보면 항상 "개그커플" 은 있어왔습니다.

1기에서는 크라운J - 서인영 ("개미와 마녀") 가 그랬고 1.5기에서는 정형돈-태연이 대충 그 역할을 해줬으며 ("푸딩과 젤리") 2기에서는 조권과 가인이 ("아담부부") 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코믹한 커플이 없으니 다소 우결이 그냥 아이돌들의 가상 러브라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지요.

헌데 한 가지 부면이 또 있습니다. 바로 우결의 전성시대에는 깨알 같은 "우결 패널" 들이 존재했습니다. 1기때는 출연자들 전부가 패널이었으며, 이혁재, 이휘재, 김원희 삼인방이 그 역할을 잘해냈습니다. 반면 우결의 암흑기라고 부를 수 있는 1.5기에는 전혀 패널이 존재하지 않았지요.

우결이 인기가 얻어가면서 동시에 패널들이 효과를 다시 보기 시작한게 바로 2기인데, 그 안에는 가장 공이 큰 게 바로 2AM의 슬옹과 진운입니다. 확실히 이 둘이 없으니 패널도 지금 안정되지 못한 그러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주제와 관련해서 이 둘이 왜 최고였는지, 그리고 패널 시스템에 대해서 몇 마디 적으려 합니다.

- 멤버들을 잘 아는 사람들이 없다

2AM이 가장 뛰어난 패널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2AM 멤버들의 인맥관계 때문이었지요. 슬옹과 진운이 패널을 하던 시절의 출연자는 가인-조권, 정용화-서현, 그리고 닉쿤-빅토리아 인데 이 세 커플중 적어도 한명씩은 다 슬옹과 진운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러한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한번 관계도를 만들어봤습니다)

슬옹이는 조권과 닉쿤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퍼뜨려주었고 자세한 부가설명들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슬옹이는 가인과도 절친이었기 때문에 가인에 대해서도 뒷이야기도 해주고 있고, 자연스레 패널로써 "오지랖 넓게" 커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어들을 수 있었지요.

진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조권-닉쿤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멤버이긴 하지만 슬옹이처럼 또 다른 패널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유일한 인물입니다. 사실 정용화가 신인이고 SM출신의 서현이와 패널들이 관계가 없을 수도 있는데 바로 진운이는 서현이와의 절친 내지 친한 관계를 가진 패널 중에 하나였습니다.

또한 서현이와 친한 관계이긴 하면서도 서현이가 노트북 패스워드 였을 정도로 서현이를 공개적으로 좋아하기도 했던 그러한 패널중에 하나였지요. 그렇기에 서현이에 대한 정보에 있어서는 진운이가 슬슬 퍼뜨려주고, 자연스레 정용화와 서현의 다리도 이어주면서 속으로 배아파하는 역할을 잘해냈다는 이야기이지요.

현재 우결 패널들에는 이러한 인물들이 없습니다. 2PM의 준호가 패널로 나올때 다행히 닉쿤쪽의 이야기는 상세히 해주기는 하지만, 교류가 그닥 없을 수도 있는 정용화-서현쪽에서는 그냥 참관자에 속하지요. 씨앤블루의 패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나마 그 둘을 알고 있을 법한 루나가 출연하지만 루나는 순발력이나 끼어드는 면에 있어서,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루나는 패널이나 게스트 타입보다는 오히려 리얼 타입입니다)

- 순발력이나 끼어드는 면, 정보 제공이 약하다

우결 패널은 정말 프로그램의 감초같은 존재입니다. 우결 패널이 사실상 분량을 차지하는 경우는 그닥 많지 않지요. 프로그램을 다 합쳐서 한 5분내의 분량이 주어진다고 보면 굉장히 근접한 분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카메라가 그쪽으로 비춰질때의 표정, 리액션, 그리고 발언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 슬옹과 진운이가 빠져나간 후에는 딱히 그러한 순발력을 가진 멤버가 없습니다. 그저 우결을 관람하면서 같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감탄말 할뿐 제대로 재미있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멤버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저 박미선과 가끔 김정민만이 멘트를 집어넣고 있을뿐 다른 멤버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고 좋아하면서 부러워하면서 보는 정도에 속합니다. 물론 그게 집중도와 제대로 깊이 보는 태도로써는 좋겠지만 우결패널들은 단지 그 자리에 앉아서 프로그램만 보라고 있는게 아니에요. 깨알같은 정보제공을 해줘야 하고 순발력도 좋아야 하며 빵빵 터뜨리는 이야기도 해줘야 합니다.

슬옹이와 진운이는 그런면에 굉장히 뛰어났었습니다. 특히 리액션이 컸습니다. 초반에 정용화와 서현이 나올때마다 정말로 배아픈 표정을 잘 지어줬고, 슬옹이는 그러한 진운이를 가지고 놀리면서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빅토리아와 닉쿤이 나와서 빅토리아가 뛰어난 모습들을 보여주면 슬옹이는 소리를 지르면서
"빅토리아~~~~" 하고 외쳐대고는 했습니다. 부러운 남자들의 모습을 정말 자연스럽게 표현해준 것이지요.

이러한 순발력과 예능감을 가진 패널이 아닐 없다는게 문제이겠지요. 이번 용서부부 웨딩 촬영때도 씨앤블루 멤버들의 들러리 출연 vs 슬옹, 나영의 들러리 참여에서 얼마나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는지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우결 안에서의 슬옹의 존재감을 잘 알 수 있었던 그러한 장면이었지요.

또한 가끔 에피소드에 참여해서 단순히 우결이 다큐로만 (로맨스로만 가득 찬) 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뽑자면 슬옹-진운이 끼어들어서 초반에 가인을 있는대로 구박했던 그러한 장면.... 아담부부가 두 번째로 이사할 때 집 없다고 구박하다가 결국 가인에게 동화된 장면.....

그리고 2PM이 말 그대로 개때처럼 몰려와서 빅토리아를 구박하던 장면... 소녀시대가 와서 정용화를 구박해주던 그러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장면들이 나갈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워하는 패널들의 모습도 우결 패널의 한 가지 묘미라고도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현재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모르긴 몰라도 세 번째 커플을 물색하면서 아마도 안정된 패널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번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지도 한번 나왔었고요, 시크릿의 선화도 나왔었으며, 준호와 루나는 고정은 아니더라도 몇 번씩 나왔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나나가 패널로써 함께 했습니다.

현재 코믹한 요소가 부족한 <우리 결혼했어요> 에서 패널마저 코믹감을 잃어버리고 그냥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우결은 더욱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조금 생각을 해서 두 커플을 잘 알면서도 순간 리액션이 좋은 그러한 멤버들을 물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슈퍼주니어의 은혁을 추천해보는데 "예능돌" 이라고 불릴 정도로 리액션이 좋을뿐더러, 빅토리아와 서현을 둘 다 잘 알고 있는 그러한 멤버 중에 하나이지요. 지난주 에피소드에서 그냥 단순히 로맨스로만 끝날 수 있었던 닉쿤-빅토리아 편에 은혁이 오지랖 넓게 끼어들어줌으로 인해서 빅토리아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닉쿤도 당황하게 하는 그러한 연출을 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우결 패널이 빨리 안정되는 것이 우결로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권-가인의 아담부부가 나가면서 단순히 그 둘의 빈자리만 큰 줄 알았는데, 그 둘과 같이 나간 슬옹과 진운의 빈자리 역시 상당히 커보이네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정말 우결의 부활의 1등공신은 당연히 2AM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2AM 같은 우결 패널들 다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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