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멀티골로 팀 대승을 이끌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이 경기를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경기는 말 그대로 모두가 알고 있는 토트넘의 강했던 전력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즈베즈다와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토트넘의 올 시즌은 최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왓포드 전에서 쓰리백으로 나선 토트넘은 오늘 경기에서는 기존의 포백으로 돌아왔다. 4-2-3-1은 가장 토트넘다운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전술이라는 점에서 반가웠다.

토트넘은 초반부터 상대를 강력하게 몰아붙였다. 밀리면 안 된다는 확실한 의지가 보였다. 선제골은 케인의 헤더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수비수를 끌고 나가고, 케인이 빈 공간을 찾아가며 여유롭게 헤더로 골을 넣는 장면은 보기 좋았다.

슛하는 손흥민(오른쪽) [AFP=연합뉴스]

두 번째 골 주인공은 손흥민의 몫이었다. 우측에 있던 라멜라가 정확하게 내준 크로스를 좌측에서 들어오던 손흥민이 완벽하게 슛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쉬워 보이지만 정확한 타이밍과 힘 조절이 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공은 뜬다.

단순하고 쉬워 보이는 상황과 골은 그래서 더 어렵다. 그만큼 기초가 탄탄하고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면 쉽게 들어가지 않는 골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골들은 대부분이 이렇다. 쉬워 보이는 이 골들은 그래서 손흥민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게 한다.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은 모두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실책에서 기회를 잡은 은돔벨레가 하프라인 밑에서 엄청난 속도로 치고 올라오며 공간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에 패스가 이어졌고, 골로 넣는 그 모든 과정이 완벽했다.

즈베즈다와의 경기에서 골 터뜨리고 에릭 라멜라와 자축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스피드가 무엇인지 완벽하게 보여준 손흥민이었다. 하프라인 뒤에서 엄청난 스피드로 치고 나와 패스를 받아 정확하게 골로 연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손흥민이 지금 현재 어느 정도 클래스에 올라와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의 멀티골에 라메라의 골로 5-0 완승을 이끌었다. 오늘 경기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토트넘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이타적이었던 손흥민, 그리고 점수 차가 커지자 빠르게 손흥민을 교체한 포체티노.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가치이자 존재감이다.

영국 언론 역시 오늘 경기를 특별하게 평가했다. 대부분 언론들은 손흥민의 실력에 감탄을 보냈다. 토트넘의 걱정을 모두 녹여버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평가했다. "러블리"를 외친 BBC의 평가 역시 손흥민에 집중되었다.

박수 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유럽리그 최다골과 같아졌다. 통산 121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제 모든 것이 기록이다. 20대에 전설인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과 같아졌다. 위대한 기록을 써내려 갈 손흥민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해진다.

발롱도르 최종 30인에 뽑힌 손흥민은 위기의 토트넘을 구할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 증명했다. 탁월한 스피드와 완벽한 결정력 그리고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토트넘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손흥민은 그렇게 다시 희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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