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현대 오일뱅크 K-리그가 드디어 바로 내일(5일) 개막합니다. 오는 12월 4일까지 열리는 K-리그는 광주 FC의 참여로 16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면서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한 시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들이 경쟁하듯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전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 역시 막판 구슬땀을 흘리며 전력 다지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막 경기부터 서울-수원, 포항-성남 등 흥미진진한 매치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과연 산뜻하게 시즌 출발을 맞이할 팀은 어떤 팀이 될지 주목됩니다.

올 시즌 K-리그가 이전보다 더 후끈 달아오른 이유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겨우내 이적 시장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스타 플레이어들의 연쇄 이동으로 팀 자체가 리빌딩된 사례도 적지 않았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 상당히 복잡했고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자리 이동이 많아 축구팬들의 흥미를 모았던 이번 이적 시장. 과연 눈길을 끌었던 선수, 특히 이번 시즌에 주목해야 하는 이적생 선수는 어떤 선수가 있는지 시즌 개막 하루를 앞두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용래

최근 한 축구 전문지에서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이용래는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이적생으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남 FC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알짜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용래는 아시안컵을 계기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인지도도 높이고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그리고 불과 1년 사이에 한국 축구의 핵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개인적으로나 팀 전체적으로 상당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용래의 주무기는 바로 센스 있는 경기 운영 능력과 투지 있는 플레이입니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아도 성실함을 바탕으로 골고루 갖춘 능력을 경기장에서 다양하게 발휘하는 이용래는 수원에서도 충분히 당장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선수로 평가됩니다. 윤성효 감독 역시 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지난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수원은 이용래를 축으로 패스 축구의 힘을 보여주며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습니다. 과연 이용래가 수원 축구 뿐 아니라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도 꽤 큰 의미를 가져다줄 만한 활약을 올 시즌에 보여줄 수 있을지,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업그레이드되는 한 시즌을 보낼지 이적생들 가운데서 단연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정성룡, 이용래
정성룡

이번 이적 시장의 최대어를 꼽는다면 바로 골키퍼 정성룡이었을 것입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하면서 한국 골키퍼의 미래를 밝혔던 정성룡은 FA 자격을 얻은 뒤 곧바로 수원 삼성으로 길을 택해 새로운 축구 인생을 맞이했습니다. 정성룡이 이적하면서 이운재, 그리고 염동균 등 골키퍼의 연쇄 이동이 줄을 이었는데요. 그만큼 골키퍼의 비중을 높게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정성룡의 수원 이적은 꽤 높이 평가할 만했습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16강,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정성룡이 최대어 평가만큼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역시 수원의 명가 재건에 앞장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최성국

이용래, 정성룡과 더불어 최성국의 이적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지난해 광주 상무(현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뒤 원소속팀 성남 일화에 잠시 몸을 담그며 FIFA 클럽월드컵에도 참가했던 최성국은 올 시즌 수원 삼성에서 새 둥지를 틀고, 그것도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으며 새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비록 AFC 챔피언스리그 2011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안타까움을 샀지만 최성국의 센스 있는 공격력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올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 기여할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상무에서 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최성국이 수원에서 얼마만큼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는 데 힘을 보탤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김동진

수원 삼성이 여러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 향상에 힘을 냈지만 라이벌인 FC 서울도 내실 있는 선수 보강으로 리그 2연패를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 중추에 있는 선수는 바로 측면 풀백 자원 김동진입니다. 안양 LG 시절부터 2006년 러시아 리그로 갈 때까지 꽤 오랫동안 FC 서울에 몸을 담갔던 김동진은 다시 친정팀에 들어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데요.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한동안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만큼은 그 우려를 불식시키고 좋은 모습을 보이며 친정팀에 제대로 복귀 신고를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실한 플레이, 빼어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으로 꾸준하게 기량을 쌓아온 김동진의 2011 시즌은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몰리나

▲ 성남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긴 몰리나
올 시즌 역시 FC 서울이 '강하다'는 인상을 갖게 하는 것은 바로 공포의 외국인 선수 4명, F4가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3명의 외국인 쿼터와 1명의 아시아 쿼터를 적절하게 활용해 부족한 전력을 채우는 데 가장 완벽한 모습을 FC 서울이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성남에서 뛴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를 데려왔기에 가능했습니다. 파워 넘치고 센스 있는 공격력,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만한 기량으로 이미 K-리그에서 특급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은 몰리나는 새 둥지를 튼 서울에서 팀의 2연패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시아 정상을 2년 연속 밟는 것을 목표로 화려한 비상을 또다시 꿈꾸고 있는데요. 노란 유니폼에서 빨간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몰리나의 모습이 다소 생소할 수는 있지만 그런 만큼 새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는 몰리나가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설기현

이적 시장 막판, 다소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설바우두' 설기현의 울산 현대 이적은 마지막까지 이적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마음에 포항 스틸러스와의 계약을 끝내고, 울산 현대로 이적한 설기현은 그 어느 해보다 비장한 각오로 새 시즌을 깔끔하게 맞이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6경기에 나서 7골 3도움을 기록해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을 냈던 설기현은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꾸린 울산 현대에서 마지막 희망의 날개짓을 펼치려 하는데요.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팀 성적에도 크게 기여하고, '마지막 국가대표'의 꿈도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정성훈

▲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정성훈
지난해 3위팀 전북 현대 역시 알짜 선수들을 대거 데려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부산 아이파크에서 이적한 장신 공격수 정성훈입니다. 한때 축구대표팀에서 비중 있는 활약을 펼쳤던 정성훈은 올 시즌 이동국과 짝을 이뤄 다양한 공격 패턴을 선보이면서 더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이 좋고, 결정력도 갖춘 정성훈이 전력이 좋은 전북 현대에서 비중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지, 정성훈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한 시즌이 될 전망입니다.

신영록

지난 시즌 준우승팀 제주 유나이티드는 구자철을 겨울 이적 시장에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내주는 아픔을 맛봤습니다. 하지만 신영록, 강수일이라는 타점 높은 공격력을 갖춘 공격수들을 대거 영입해 지난해보다 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신영록은 김은중과 더불어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로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돼 확실한 강자로 떠오르기를 바라는 제주 축구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영록 입장에서는 러시아 리그 진출 실패, 수원 삼성에서의 입지 부족 등으로 이미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제주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모두 발휘하며 다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신영록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곽태휘

중앙 수비 자원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이적생으로는 단연 국가대표 수비수 곽태휘입니다. 일본 J리그 교토 상가에서 뛴 뒤, 울산 현대로 이적한 곽태휘는 주장 완장을 달고 새 시즌을 맞이하며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 1월까지 곽태휘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선수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열흘 가량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낙마한 것을 시작으로 아시안컵에서는 잇달은 패널티킥 허용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J리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방황할 뻔하다 결국 울산 현대로 새 둥지를 옮긴 곽태휘는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진정한 명예 회복과 부활을 노리고 있습니다. 탄탄한 수비력과 타점 높은 헤딩을 활용한 공격력이 좋은 강점을 제대로 드러내면서 울산 현대의 명가 재건에도 큰 힘을 보태고 개인적으로는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하게 발탁되는 모습을 보여줄 지, 곽태휘 입장에서 역시 중요한 한 시즌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운재

지난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던 골키퍼 이운재의 전남 드래곤즈 이적은 깜짝 놀랄 만한 이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수원 삼성이 창단했을 때부터 쭉 활약하면서 수원맨으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했던 이운재는 지난 시즌 입지가 서서히 줄어들자 결국 정해성 감독이 부임한 전남 드래곤즈로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은퇴했어도 아직 어느 정도 힘이 남아있는 만큼 K-리그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명예롭게 은퇴하고자 하는 게 이운재의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38살의 나이에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팀에 들어가 활약을 꿈꾼 이운재는 전남 드래곤즈의 새 주장도 맡아 전남 축구의 중흥에도 앞장서려 하고 있습니다. 김병지와 더불어 백전 노장 골키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이운재가 새 유니폼을 입고 과연 자신이 원하는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기억에 남을 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 울산 현대로 이적한 곽태휘-이호-송종국
이들 외에도 주목할 만한 이적생들은 많습니다. 수원으로 이적한 오범석, 오장은, 마토 등을 비롯해 울산의 송종국, 이호, 제주의 강수일, 전북의 김동찬, 이승현, 염동균, 인천의 배효성, 대구의 유경렬 등이 올해 어느 정도 주목해 볼 만한 이적 선수들입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팀, 그리고 선수 역시 새 둥지에서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서 이적생들의 활약은 새 시즌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하는 각 팀의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이운재, 곽태휘, 최성국 등은 새 둥지에 들어가자마자 주장 완장을 차고 한 시즌을 뛰게 돼 그 어느 때보다 새롭고 더불어 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활약하게 될 전망입니다.

환골탈태를 원하는 팀, 그리고 전환점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선수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했던 2011 K-리그 이적 시장. 화끈하게 달아올랐던 이적 시장만큼이나 이적생들이 본 시합에서 맹활약을 거듭하면서 재미있는 시즌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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