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김학의사건팀 외부 단원이었던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사 사건의 상당수가 어떤 압력 때문에 수사 결과나 수사 과정이 왜곡된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윤 총장의 한겨레 기자 고소건) 사건은 검사들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이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압력의 징표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22일 MBC라디오<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처=MBC)

이근우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도 당사자인 한겨레신문과 보도에 관여한 자까지 고소한 것에 대해 총장의 뜻대로 검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도 관여한 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조사단원보다는 검찰 쪽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기에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보여진다”며 “검찰총장이 개인의 어떤 명예훼손 때문에 부하라고 할 수 있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지난 11일 자신에 대한 접대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으며 서부지검은 고소 5일 만에 참고인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우 교수는 자신도 검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부지검은 조사 당시에 어떤 과정에서 면담 보고서가 작성됐는지 과정·배경을 물었다”며 “나중에 출석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사진상조사가 이뤄지던 당시 상황에 대해 “검사도 수사권을 가지고 활동한 것이 아니고 조사 권한밖에 없었기 때문에 내부 단원이었던 검사들이 윤중천 씨에게 유의미한 진술을 얻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근우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 이름이 보고서에 담긴 과정에 대해 “윤석열 이름이 부각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윤중천 씨가 10여 명 정도 유력한 사람 이름을 거명하며 친분 있는 것처럼 과장하던 맥락에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검찰 수사단에서 이를 기록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한겨레>의 보도 취지에 동의했다. “저희도 사실은 윤중천과 관련된 사건들이 부당하게 외부 압력에 의해 왜곡되거나 원래 검찰 스폰서 사건이나 뇌물 사건으로 취급돼야 할 것이 이상하게 수사가 안 이뤄졌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윤 총장 관련 조사를 하지 못한 이유로 “조사 범위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대상자에게는 굉장히 영향을 줄 수 있었는데 윤중천이 이름을 거명했다는 것만으로 조사를 의뢰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앞서 21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김학의사건 팀 외부단원들은 성명을 내고 “현직 검찰총장이 명예훼손으로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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