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시청자 오인을 유발하는 지상파 UHD 고지를 수정하고, 목표 달성이 미흡한 지상파 UHD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KBS와 MBC가 UHD방송을 HD채널로 보낼 때 (HD로)다운그레이드해서 보낸다. 그건 UHD가 아니다"라며 "UHD 표시를 지워야 한다. UHD를 표시하는 건 사기이고 허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 의원은 "이건 KBS가 송출까지도 전부 의무를 이행하는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하게 하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를 시청자에게 주어야 한다"며 "국민이 UHD 방송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표시를 지워 주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사업자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고, 양승동 KBS 사장은 "HD영상보다는 UHD다운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계속되는 비판에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UHD로 제작된 방송사의 콘텐츠가 HD급으로 변환돼 송출되는 상황에서 UHD를 고지하는 것은 시청자 오인을 유발한다는 게 변 의원의 지적이다.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전송방식의 UHD TV를 구매해 별도의 수신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방통위의 2018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UHD TV 보유가구는 9.5%, 지상파 TV 직접수신 가구는 4.2%다. UHD TV로 지상파를 직접수신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변 의원은 "UHD 제작과 송출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UHD를 뭐하러 하느냐"며 "이런 상태에서 유료방송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도 안 하고 있다. (지상파가)UHD 송출 시스템 없이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유료방송채널로 보면 시청자의 90%는 볼 것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한 방통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변 의원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지상파3사 UHD 방송 편성비율은 KBS1 13.7%, KBS2 11.4%, MBC 10.5%, SBS 12.7%다. 지상파는 2027년까지 UHD 방송을 100% 편성·송출해야 하고 올해까지 15%의 편성비율을 갖춰야 한다.

지상파3사는 UHD 시설투자 이행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8월말 기준으로 지상파3사는 시설투자 계획 대비 20%의 실적을 보였다. 지상파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2018년 UHD 시설투자 계획은 530억원이었으나 실제 투자는 106억원에 그쳤다. 또한 올해 8월 말 기준 지상파3사의 UHD 시설투자 이행률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져 20%를 기록했다.

지상파는 박근혜 정부 시기에 UHD 방송을 위해 황금 주파수로 일컬어지던 700MHz 대역을 할당받고, 적극적인 설비·프로그램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주파수를 할당 받은 이후에는 소극적 태도로 돌아섰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상파의 경영위기는 지상파 UHD 사업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