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에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출연하였습니다. 동방신기는 현재 JYJ 3명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라, 남은 2명의 무릎팍도사 출연은 그들의 솔직한 심정과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대감만 잔뜩 심어주고 속빈 강정처럼 급마무리가 되어버려 허무하기만 합니다.

사실 그 둘의 발언은 SM의 입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다 빠지고 모든 것이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선택을 한 JYJ에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동방신기 사태의 본질과 그 이유

이날 방송의 흐름을 보면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 같은데요.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릎팍도사는 모든 진실을 다 밝혀낼 것처럼 압박을 하고, 초반에 한번만 강하게 '왜'의 디스곡 논란을 추궁한다.

거지와 왕자 이야기로 리더 유노윤호를 부각시키고 인간적인 부분을 어필한다.

동방신기 업적과 일본 진출의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최강창민의 "저희 5명이" 발언과, 2년 3개월만의 컴백 이야기를 하면서 유노윤호의 "준수 재중이 유천이 모두" 발언을 통해 그들이 갈라선 현실에 대한 안타까워하는 팬심을 자극한다.

감성적으로 유노윤호의 "JYJ의 소송은 전혀 몰랐고 서운하다"는 심정 고백을 한다.

그렇게 이날 방송에서는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발생하며 동방신기 5명이 갈라서게 된 사태의 본질과 그 이유에 대한 부분은 쏙 빠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방송을 본 대중은 동방신기 사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요?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유노윤호 참 고생 많이 했네, 한국에서 최고였던 동방신기가 일본에서는 밑바닥부터 활동을 하다 보니 JYJ 3명이 불만이 많았나보네. 그러다 일본에서도 그렇게 성공하고 나니까 분위기에 휩쓸려 SM 없이도 잘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배신했던 거구나. 리더인 유노윤호는 그 3명이 몰래 소송준비 했던 것도 모르고 뒤통수 맞아, 이번 카라의 박규리처럼 유노윤호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릎팍도사의 강호동은 철저히 중립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는데요. 하지만 진행되는 토크는 전혀 중립적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동방신기 남은 2명의 심경고백을 통해 대중의 감성적인 코드만 자극시키고, 그들의 입장과 주장만을 들어줄 뿐이었는데요. JYJ와 동방신기 2인을 모두 데리고 삼자대면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립적이 되려면, 무릎팍도사는 감성적인 부분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태의 본질적인 측면으로 접근했어야 합니다.

"과연 JYJ가 주장하는 SM의 부당대우는 있었는가? 왜 3명만 나가고 2명은 남았는가? 멤버간 불화설이나 SM과의 어떠한 다른 문제점은 없었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JYJ에게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한 동방신기 2인의 생각은?"

그렇게 무릎팍도사는 "왜"라는 질문으로 사태의 본질과 그 이유를 밝혀냈어야 하는데, 그저 감성적인 부분으로만 "아~ 그렇군요. 힘들었겠어요"로 마무리해버렸습니다. 초반에 디스곡 논란에 대한 부분만 강하게 추궁을 했을 뿐, 이후에는 어떠한 추궁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뿐이었는데요. 이것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SM에서도 출연 전부터 무릎팍도사 측과도 협의를 통해 그 어떠한 불리한 질문이나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를 했기 때문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처럼 요즘 떨어지는 시청률에 화제가 될 만한 큰 건수가 필요한 무릎팍도사와, JYJ와의 소송에서 고배를 삼키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여론몰이가 필요한 SM 간의 윈윈게임에 놀아나는 것은 바로 대중인데요. 동방신기 사태의 본질은 SM의 부당대우 여부임에도 불구하고, 배신자 논란만 부각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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