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청와대가 ‘조선일보’ 보도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조선일보가 많았다는 건 처음 알았다”며 의도한 결과는 아니다고 했다.

18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KBS라디오<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초창기에는 특정 언론사를 얘기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는데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헷갈려하시더라. 명확하게 짚을 것은 짚어 나가면서 하자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도한 건 아닌데 조선일보가 많았냐”고 되물었다.

1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방송화면 갈무리 (출처=KBS)

앞서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재방송 취소 외압 논란 KBS 태양광 복마전 방송’(9/17)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지난 7월에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를 겨냥해 “진정 우리 국민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매일 오보 대응을 하고자 하면 한두 개로 그치지 않는다”며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버겁지만 기사의 파급력이 너무 클 경우에는 기정 사실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일 조선일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고 대변인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우회적으로 부정했다. 고 대변인은 “저희가 인사를 2년 반 동안 수없이 해왔는데 이런 인사 기사들이 정말 난무한다”며 “맞는 퍼센트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을 보면 감안해서 기사를 봐주시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 사퇴 다음 날 보도된 조선일보의 ‘청와대가 조국 사퇴 날짜 3개 제시’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지지율 급락하자…靑, 조국에 사퇴 날짜 3개 주고 “택일하라”’ 보도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한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는 조 전 장관에게 사퇴 날짜를 셋 주고 택일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고 대변인은 “이런 기사들이 나오면 어디에서 누구에게 그런 말을 들었는지 되묻고 싶을 때가 굉장히 많다”며 “누구에게나 말할 자유가 있고 다양한 의견도 존재하지만, 그 의견이 집단을 대표하는 말이라면 무게를 얼마만큼 가졌는지 판단해야 하는데 사실이 아닌 것들도 사실인 것처럼 얘기가 되기도 할 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청와대가 날짜를 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답답한 건 뉴스가 나가고 나서 제가 사실이 아니라고 답하면 그 내용은 많이 보도되지 않는다”며 “그냥 기사를 안 써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답답하다”고 했다.

조국 장관 사퇴 이후 지지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크게 염두에 두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제장관 회의를 직접 주재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께서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보도를 통해 나오는 경제 관련 수치를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고 대변인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6%로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하지만 세계 경제는 0.7%가 떨어졌다”며 “국민들께서 느끼시는 체감 부분을 저희가 간과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들의 모든 수치들을 같이 봐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