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자 축구는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U-20, U-17 여자월드컵에서의 잇단 선전을 비롯해 출범 2년째를 맞이한 여자프로축구 WK리그의 성장, 그리고 정부의 여자 축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약속 등 몇 개월 사이에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희망찬 한 해를 보냈습니다. 지소연, 권은솜 등 간판급 선수들은 일본에 진출해 더 높은 무대를 향한 꿈을 펼쳤고, 여민지, 김나래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도 단연 돋보였습니다. 또 최인철, 최덕주 감독 등 선수 시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지도자들이 여자 축구 감독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여자 축구가 2011년 3월, 힘찬 도약을 다시 준비합니다. 2015년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 그리고 남자 축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꾸준하게 성장하는 이른바 진정한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일단 그 스타트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준비합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일, 키프로스에서 열리는 키프로스컵 2011 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한국 여자 축구 르네상스를 향한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키프로스컵 참가를 위해 출국했다.
이번 국가대표팀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꿈의 투톱'으로 평가받는 지소연-여민지 콤비가 공식 경기에 첫 선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U-17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대회 정상을 이끌고, 득점왕,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여민지가 성인 무대 첫 데뷔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주목을 끌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일단 2015년 대회까지 4년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첫 시험 무대에서 '언니' 지소연과 어떤 호흡을 과시하며 기량을 보여줄지 주목되는데요. 여민지는 U-17 월드컵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재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때문에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언니'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자신감을 찾으면서 기량을 많이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됩니다. 첫 성인 대회이기 때문에 부담은 크겠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여민지가 자신감을 찾고, 더 큰 포부를 갖는 계기로 삼는다면 지소연과 더불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소연, 여민지 외에도 주목할 만한 선수는 많습니다. 지난해 U-20 여자월드컵에서 미드필더로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나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던 WK리그 최우수선수 전가을 등 맹활약했던 어린 선수들의 도약이 유독 기대됩니다. 또 U-20, U-17 여자월드컵을 계기로 세대교체를 서서히 시도했던 최인철 감독이 올해 이를 완전히 정착시켜 안정된 팀의 기틀을 마련할 뜻을 내비쳐 지난해보다도 더욱 비약적이고 의미 있는 여자 축구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국가대표팀만큼이나 클럽 축구의 성장도 기대됩니다. K-리그보다 빠르게 금융권(IBK 기업은행)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가 하면 8구단 체제를 목표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역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뛸 만한 환경이 갖춰지고, 성인 무대에서 마음 편하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팀이 더욱 확대된다면 당연히 선수들의 질도 개선될 것이고, 그만큼 경쟁력도 갖춰질 것입니다. 다양한 효과를 노리며 WK리그는 그 어느 해보다도 바쁜,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미 있는 한 시즌을 맞이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여자 축구의 성장을 받쳐주는 기둥이라 할 수 있는 풀뿌리 초,중,고 축구의 기반도 어느 정도 다져지는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올해부터 정부는 3년간 185억 원을 투입해 초,중,고, 대학 등 45개 팀을 추가로 창단하고 지도자 여건을 개선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지난해 거둔 성과를 꾸준하게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말로만 지원을 하겠다고 하다 구체적인 시한과 액수, 목표까지 못 박은 만큼 여자 축구가 진정 몸으로 느낄 만한 발전책이 제대로 가동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남자들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축구가 여성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인식되면서 골고루 주목받고 사랑받는 계기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여자 축구 지원책은 의미가 있으면서도 앞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이룬 성과로 한국 여자 축구는 진정한 기초를 올 한 해 다지려 합니다. 초중고부터 시작해 성인 축구, 그리고 대표팀까지 골고루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여자 축구의 노력은 축구계 뿐 아니라 체육계 전체적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한 여자 축구가 올해 양질적으로 성과를 내고 진정한 르네상스의 기틀을 마련하며, 또 한 번 희망찬 한 해를 맞이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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