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교동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이승환 데뷔 30주년 기념 12집 정규앨범 'FALL TO FLY 後 (폴 투 플라이 후)' 음악감상회가 진행됐다. 앨범 발매일은 음감회 다음날인 15일이다.

왜일까. 10월 15일은 이승환의 데뷔일로,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발매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번 음감회는 앨범 수록곡 가운데 4곡을 취재진에게 들려주고 곡마다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타이틀곡인 ‘나는 다 너야’를 듣고 난 다음 ‘백야’를 취재진에게 들려줬는데, 타이틀곡과 수록곡이 뒤바뀐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백야’에 대한 취재진의 반응이 좋았다.

데뷔 30주년 기념 12집 정규앨범 'FALL TO FLY 後 (폴 투 플라이 후)'를 발매하는 가수 이승환 (사진제공=드림팩토리클럽)

‘그대는 모릅니다’처럼 웅장한 느낌의 노래가 ‘백야’인데,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지 않은 의문에 대해 이승환은 “20대는 저를 전혀 모른다. 제 음악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나이 든 음악인이지만 젊은 음악을 하고 싶다. 현역 음악인이란 걸 보이고 싶다. 노쇠한 음악인이라고 후배에게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서 최근 트렌드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승환은 배우 김의성과 동갑이라고 하면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 외모를 가졌다. ‘어린왕자’란 별명을 자랑스러워할 법한데, 의외로 그는 질색을 했다. “그 별명은 28년 전부터 제발 거둬달라고 할 정도였다. ‘어린왕자’란 별명이 제 음악을 발목 잡는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승환은 동안을 콤플렉스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락 음악과 패션은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믹 재거도 스키니진을 입지 않는가. 음악하는 많은 선배들은 저에게 음악인에 대한 고정된 시선을 타파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한다.”

이승환의 음악 생활 30년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그는 “아무도 하지 않은 단 한 가지를 한 30년”이라고 피력했다. “30년이 쏜살같이 지나가서, 오래 음악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유난 떠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90년대부터 음악 생활을 해온 이승환에게 있어 지난 30년 동안 케이팝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95년만 해도 해외에 나가면 냉소적 분위기였다. 지금은 케이팝의 위용이 늘어서 해외서 환대받는다.”

데뷔 30주년 기념 12집 정규앨범 'FALL TO FLY 後 (폴 투 플라이 후)'를 발매하는 가수 이승환 (사진제공=드림팩토리클럽)

하지만 음악 생활 30년 동안 영광과 즐거움만 있던 건 아니었다. “가장 힘든 때는 ‘애원’ MV 속 지하철 귀신 사건이었다.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아서 당시 은퇴를 암시하는 곡까지 썼다. 당시엔 세상 풍파를 이기는 법을 몰라 힘들었다”고 소회했다.

후배 가수에겐 어떤 조언을 남겼을까. “음악이 갖는 힘은 크다. 짧은 시간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 음악”이라는 이승환은 “어떤 정치가의 조언을 들어도 3-4분 안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음악을 함부로 휘두르면 안 된다. 음악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돈과 권력의 편에 서지 말고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승환은 최근 음원 상승의 계기가 없음에도 곡을 낼 때마다 차트 상위권에 포진하는 음원 강자들에게 주어를 남기지 않고 일침을 가했다. “공정성을 해치면서 음원 업계에서 이상한 사람들이 돈을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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