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특집 포스팅도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하고, 본격적으로 전지훈련 특집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요. 야구장 이야기로 마무리하게 될 듯한, 2011년의 오키나와 통신! 마지막 이야기는 "야구장"입니다.

제목에 나온 "천연잔디"나 "돔구장", 모두 우리가 꿈꾸는 야구장의 모습이고, 우리에겐 참 부족하고 부끄러운 부분입니다. 8개 구단의 홈구장 중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 곳과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곳의 비율이 비슷비슷한 우리 현실, 심지어 돔구장은 우리 프로야구에게 아직 허락되지 않은 꿈의 구장입니다.

그런 돔구장이 오키나와에 있다면 조금은 놀랍고 믿기 힘든 이야기일 터.
오키나와 같이 작은 섬에, 그것도 프로야구 연고지도 아닌 곳에, 왠 돔구장이냐고요? 물론 정식 돔구장은 아닙니다.

▲ 한화 이글스의 연습구장인 기노자구장. 옆에 있는 작은 돔구장은 매우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내부도 그럴싸하죠? 연습구장이다보니 규모는 물론 작습니다만, 시설이나 설비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는데요. 한화 이글스가 머무는 기노자구장은 원래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 구장,

인기팀인 한신이 쓰는 경기장답게 시설면에서 대단하고, 우천을 대비한 연습구장까지 갖춰 최상의 훈련여건을 자랑합니다.

이런 시설은 비단 한화뿐만 아니라, SK나 여타의 팀들의 구장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돔구장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구장들은 모두 잘 가꿔진 잔디와 수준 높은 경기장 시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후 탓도 있겠지만 경기장들의 풍경과 관리는 매우 잘 되어 있고, 이런 이유에서 오키나와 전지훈련의 인기는 높아지는데요. 매년 찾는 삼성의 오키나와 캠프,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 여기도 시설과 규모면에서 모두 대단합니다.

전용구장은 물론, 투구연습장과 수비 연습 그라운드, 축구장을 겸한 잔디 그라운드까지, 전지훈련만을 위해 쓴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고, 그렇기에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면 부끄러워집니다.

특히, 잘 만들어진 이곳의 잔디구장 앞에서 대구구장의 인조잔디는 더욱 초라해진다는 거. 오키나와에서 야구를 보며, 야구장을 보고, 다시 우리의 야구장을 돌아봅니다.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비가 오면 물이 고여 버리는 야구장들이 가득한 현실.

국내 최고의 스포츠라는 프로야구의 구장으로 불리우기엔 초라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말 그대로 연습구장만도 못하죠. 새로운 야구장이 곧 우리와 함께한다고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벌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늘 새롭게 우리 곁에 떠도는 새 구장에 대한 청사진, 진짜 설계도가 그려진 청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이제 믿을 기운도 없습니다. 초라한 야구장을 홈으로 둔 구단들의 연습구장을 보며 선수들이 갖는 생각은 과연 어떨까요? 혹은 이런 환경에서 연습하다가 처음 자신의 홈구장을 만나는 신입 외국인 선수들의 충격은 얼마나 클까요?

구단 관계자와 야구인들도 2월이면 이곳, 오키나와에 한 가득입니다. 분명 보고 느끼는 바가 많을 텐데요. 그럼에도 부끄러움이나 구체적인 행동, 우리의 야구장에는 변화나 새로움이 더딥니다.

초라한 지방구장들을 두고 있는 대전-대구-광주의 단체장들도 같이 오셔야 할까요? 그러면 좀 뭐가 달라질까요?

오키나와, 지도에서 찾기도 힘든 일본의 작은 섬, 그 곳의 연습구장 앞에서도 초라해지는 우리의 야구장. 2011 오키나와 통신을 정리하며, 다시금 "야구장"을 말해봅니다. 또다시 속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새 구장 신축을 믿으며.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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