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의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오디션 이야기뿐입니다. 케이블에서부터 시작된 오디션 열풍이 드디어 지상파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얼마 전 MBC의 아나운서 오디션은 정말 생소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아나운서 공개오디션은 시작부터 준비 소홀, 경험부족을 드러내면서 비걱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공개오디션의 단점과 수많은 문제점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도전을 합니다.


오디션은 수평적 기회의 장이다

대한민국처럼 학연, 지연, 혈연이 끈끈한 곳이 얼마나 있을까요? 오디션이라는 것은 그런 배경들을 일축하고 똑같은 조건에서 각자의 실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어쩌면 자신들의 숨겨진 꿈을 펼치고 싶지만 그런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이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연예계는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서 데뷔를 하는 경우가 많고, 검증된 사람들을 무대에 세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기획사가 많이 생겨나면서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관련 업종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한 오디션 그리고 기획사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신인들을 뽑아왔습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는 지역, 학벌, 나이, 외모 등 모든 것을 동일선상에 놓고 가능성과 끼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도전은 그 동안 특정 사람들만 접할 수 있는 어려운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아니 더 나아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디션, 도전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즐거워했다

더 재미난 점은 그런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도 열광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마치 내 친구 내 가족이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가졌고, 오디션이 방송되면서 그 결과들이 이슈가 되어왔습니다.

오디션 방송은 도전하는 사람과 그 도전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흥미와 욕구를 적절히 엮어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기쁨, 감동, 그리고 도전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어떤 다큐보다 감동적이고 그 어느 드라마보다 극적이고 그 어느 예능프로보다 흥미롭고 버라이어티 했습니다.

게다가 그 주체는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일반인들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의 반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주변의 친구나 가족들이 전문적으로 트레이닝 받고 준비해온 그런 연예인들보다는 더 진솔하고 친근하게 다가오기에 시청자들도 마음을 열고 그들을 응원하면서 그들의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희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더 이상 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오디션을 통해 열린 것입니다.


공개오디션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

오디션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이면에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우선 일반인의 신상이 많이 파헤쳐지면서 연예인 아닌 연예인이 되어 버린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일반인을 향한 마녀사냥까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신상털기입니다. 사진에 개인 신상까지 인터넷으로 순식간에 퍼지는 일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오디션 도전자들은 방송과 일상의 틈에서 한동안 고될 것입니다. 금방 잊혀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오디션 프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그 도전자들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보호가 필요합니다.

어렵게 결심하고 그동안 숨겨온 꿈을 하나 둘 펼치는 데 있어서 도전에 대한 열정 외의 부수적인 것들이 도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오디션프로가 어느 정도 정착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프로에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시청자들도 도전자들의 꿈에 대한 열정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절제하는 법도 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젠 방송 안에서 도전하는 사람 그리고 밖에서 응원하는 사람 모두가 조금은 성숙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방송사가 오디션을 장삿속으로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오디션은 일반인의 순수한 꿈을 향한 무대가 되어야 합니다. 벌써 시즌3를 광고하는 어떤 오디션 제작 방송사는 오디션에 뽑힌 예비가수들을 데리고 아주 뽕을(?)뽑았습니다. 오디션이 끝났으면 기획사와의 계약이 순서인데 그들을 데리고 몇 달을 방송을 출연시켰습니다. 물론 정당한 대가는 있었겠죠? 하지만 정작 공중파는 엄두도 못 내고 자사방송을 통한 방송만 했습니다.

아나운서를 공개 오디션으로 뽑는다는 방송사는 아예 방송 중 사생활공개에 대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았다고 합니다. 신체포기 각서도 아니고 사생활 보호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은 도전자의 희망을 담보 삼아 최소한의 인권 보호 장치도 없이 방송만을 위한 리얼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이 더 나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양산이 도전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방송의 이슈거리로 만들어서 방송사의 뱃속만 채우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됩니다.


오디션프로 정착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어느덧 오디션 프로가 하나의 장르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오디션 프로 열풍의 중심에는 꿈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도전자들이 그 도전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방송사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점점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오디션 참가자의 질도 중요하고 오디션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도전자의 사생활에 적당한 필터를 설정해야 합니다. 모든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된다면 연예인들보다 몇 배나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전이 끝나고 도전에 아쉽게 성공하지 못한 도전자들은 다시 사회구성원으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그들은 도전의 과정들이 꿈처럼 기억될 것이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 정신을 못 차린 듯, 모든 것에 많이 풀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방송, 사회 그리고 시청자들 모두가 희망을 위해 뛰다가 돌아온 사람에게 격려해주고 아직 희망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할 것입니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을 때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블로그 홍반장의 꿈 http://www.cyworld.com/woogi002000
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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