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1박2일 제 6멤버가 엄태웅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이승기 하차설이라는 내홍을 겪기도 했고 김C와 엠씨몽 하차 이후 5인 체제로 멤버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지난주 드디어 새 멤버가 확정되어 25일부터 촬영에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 인물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되어 왔습니다. 엄태웅은 그 이름만으로도 파격적이고 신선한 인물인데요,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전혀 의외다. 대박이다'며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작년 가을부터 1박2일은 제6 멤버의 보강을 공식화했었습니다. 이는 네티즌들 사이에 큰 화제를 모으며 이정, 김병만 등 숱한 추천인사가 거론됐으며, 윤계상, 송창의 등이 실제로 캐스팅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관심은 더욱 증폭됐으나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점점 부담스러운 자리가 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박 캐스팅으로 기대가 됩니다. 김C의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착한 이미지의 인물로 예능에 거의 경험이 없는 인물을 찾는다는 나피디의 공언은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왜 그가 의외의 캐스팅일까

엄태웅은 배우로서 착실히 입지를 다져온 인물입니다. 1997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했지만 2003년 영화 실미도의 훈련병으로 주목을 받기까지 긴 무명 시절을 보냈지요. 이후 드라마 쾌걸춘향의 변학도로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그는, 드라마 부활과 마왕에 출연하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며 엄포스라는 별칭까지 얻은 배우지요.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을 뿐, 예능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은 천상 배우같은 이미지였습니다. SBS 드라마 닥터챔프에 출연할 당시에도, 함께 출연한 동료들은 강심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지만, 엄태웅은 만날 수 없었지요. 엄포스로 일컬어지는 진지한 배우로 인식되어왔기에 그의 1박2일 캐스팅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하지만 그가 진지하기만한 인물은 아닙니다. 작년 가을,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의 개봉을 앞두고 '놀러와'에 출연했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풍모와 달리 의외로 엉뚱한 면이 있어 예기치 못한 웃음을 빵빵 터뜨렸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놀러와는 솔로연예인을 게스트로 섭외한 '애인없어요'특집이었는데요, 평소 여자동료들에게 결혼하자는 농담을 마구 던진다지만, 그래도 아무 여자한테나 결혼하자고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엔, 벙찐 표정으로 한 템포 멈춰버리는 진솔함으로 좌중을 웃기더니, 함께 출연한 GOD의 데니안이 남자가 원하는 이상형에 대해 공감 가는 말을 하자 엄태웅은 데니안이 이상형이라며 큰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시기적절하게 툭툭 던지는 점잖은 말이 의외의 웃음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김C와의 싱크로율은

나영석 피디는 6멤버의 요건으로 김C를 대신할 만한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김C의 하차 이후 많은 1박2일 팬들이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했습니다. 큰 리액션도 없고 늘 있는 듯 없는 듯 했지만 진지한 자세로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더해주고 숨어서 멤버들을 챙기는 푸근한 엄마같았던 김C였습니다. 또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한 1인자 강호동과 균형을 이뤄주는 역할 역시 컸지요. 놀러와에 출연했던 엄태웅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다른 게스트의 이야기에 목을 쑥 빼고 경청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큰 소리로 리액션을 보이진 않았지만, 말하는 이에게 꾸준히 시선을 보내며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지요.

엄태웅은 또 김C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정신세계가 있는 인물입니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아 고민했는데 모기가 많이 보이길래 얼굴 전체를 가리고 여드름 난 부위만 노출시킨 채 잔 적도 있다고 합니다. 모기가 여드름 먹고 죽으라고... 근데 물리긴 물렸는데 죽었는지는 확인 못했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난해한 정신세계는 김C를 연상시키는 대목입니다. 나PD 역시 엄태웅의 첫인상은 별 특징 없이 밍숭맹숭해서 실망했었는데, 알면 알수록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했습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궁금한 사람이라며 말이지요. 여기에 '엄포스'다운 존재감으로 강호동에게 결코 기죽을 인물이 아닙니다. 좋은 견제자 역할을 수행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승기가 오늘날 절정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엔 성실하고 뭐든 잘할 것 같은 모범생이미지였는데 겪어보니 빈구석도 있구나 싶은 허당의 이미지로 호감이 급상승한 부분도 큽니다. 엄태웅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로서, 처음엔 멤버들이 약간은 어려워할 수 있겠지만 점차 동네형 같은 소탈한 매력을 느끼게 될 듯합니다. 어눌함 속에 친근한 미소를 가진 김C처럼 말이지요. 진지한 모습 뒤에 의외로 망가질줄 아는 엄태웅은, 강호동의 카리스마에 눌리지 않을 것 같은 포스로 1박2일에 새로운 활력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섭외는, 그동안 꾸준히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온 엄태웅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나영석피디 역시 엄태웅을 섭외하기 위해 4개월 동안 꾸준히 설득해왔다고 하는데요, 이제 엄태웅에게나 1박2일에게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 전망은 매우 밝아보이는데요, 나영석 피디가 제대로 사고를 친 거 같습니다. 단지 캐스팅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는 것이 그 증거지요.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