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가 추진 중이던 제작현장 표준근로계약서 10월 도입이 불발됐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측의 실무협의 연기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는 3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측의 실무협의 회피로 인해 당초 공동협의체가 합의했던 드라마 제작현장 표준근로계약서 10월 도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 지상파 3사·전국언론노동조합·드라마제작사협회·방송스태프지부 등 드라마제작 4주체는 공동협의체를 꾸려 9월까지 드라마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 기준을 마련하고 현장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드라마 제작현장에 표준근로계약서 체결 시대가 열릴 것이란 사회적 기대가 일었고, 지상파 외 방송사업자나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책 당국에서도 공동협의체의 협의 과정을 주시해왔다.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는 지난 6월 18일 '드라마제작 가이드라인 기본합의'를 체결, 오는 9월까지 드라마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 기준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회의실에서 협의체 각 주체들의 회의하는 모습. (사진=공동협의체 제공)

방송스태프지부는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4자 협의체 내 실무협의는 지금껏 지속적으로 연기되고 있다"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제작현장 실태조사가 미비하고, 협회 내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실무협의를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열린 실무협의에서 드라마제작사협회는 차기 협의에서 제작현장 실태조사 결과자료를 공유하고 쟁점사항을 확인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후 별다른 이유없이 실무협의 일정을 연기해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스태프지부는 "드라마제작사들은 4자 협의체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세부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며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무계약 상태에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며 "심지어 무계약 상태에서 제작을 마친 드라마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무계약 상태에서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방송스태프지부는 "제작사협회의 지속적인 실무협의 연기는 살인적인 장시간노동과 다단계하도급 구조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스태프 노동자들에 대한 기만이자, 시간을 끌어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기준 수립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며 제작사협회의 실무협의 참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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