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의 뜬금없는 일본행은 박명수가 DJ를 하며 외쳤던 한 마디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호츠크 해의 돌고래 떼죽음"을 외치고 4년이 흘러 그들은 그렇게 설국의 도시를 찾아 오호츠크 해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1박2일> 앞에서 그들의 선택은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영특한 무도 의도적인 비난을 빗겨가다

이번 주 무도도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웃을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주어진 상황들을 극적으로 만들어낼 줄 아는 무도만의 상황극들은 끊임없이 깨알 재미를 남기며 토요일 저녁 시간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일본 관광청 초청으로 이뤄진 훗카이도 여행은 시작부터 자잘한 재미를 전해주었습니다. 시작부터 립싱크 환호를 하던 명수옹은 HD촬영을 맞이해 밤새운 얼굴로 재미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있었던 "팔꿈치 조심데스까"로 삿포로 박이 된 명수옹에게 결코 만만한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오호츠크 횡단열차를 타고 그들의 여행은 게임으로 시작했습니다. '소리 안내기 게임'을 통해 상대 손가락 물던 게임은 정총무의 연속된 포기로 싱겁게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정총무 특집을 다시 하기라도 하듯 몰카를 연발하며 매점을 방문한 정총무는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절대 웃지 않기'게임은 의외의 복병이 모두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일본 형돈이가 갑자기 등장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뒷모습마저 판박이처럼 닮은 그로 인해 빵 터져버린 재석과 잠도 안 자고 준비해왔다는 게임을 시도하는 명수옹의 도전은 게임의 끝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재미있어야 할 게임이 잔잔한 게임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하기, 빼기, 나누기, 루트까지 이어져도 터지지 않는 재미에 '끌어 쓰기 전문' 명수옹의 끊임없는 도전은 그 자체가 재미였습니다. 연예인 성씨 퍼레이드, 한강 다리 이름대기 등 이런 식의 게임이 360개가 넘는다는 재석의 추임새와 함께 기차는 멋진 설원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초밥 복불복에서 '고추냉이 초밥'이 걸린 사람이 벌칙자가 되는 단순한 게임에서 하늘이 내린 듯 정총무의 3회 연속 당첨은 '고추냉이 탐지견'이 되며 자신의 분량은 충분하게 뽑아냈습니다. 종착역 아바시리 역에서 내려 오호츠크 해로 향하는 버스에서 보여준 무식 퍼레이드를 뒤로 하고 올라선 쇄빙선은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신기함과 마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환경 특집에서 보여주었던 상황극이 발전해 거대한 유빙이 떠다니는 일본 오호츠크 해까지 이어지며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다음 주 유빙 위를 직접 걸으며 특별한 체험을 하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기대됩니다.

얼어붙은 거대한 아바시리 호수에서 펼쳐진 그들만의 게임은 '음식vs텐트'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음식을 선택한 팀은 이글루를 지어 잠을 자고, 텐트를 선택하면 음식은 없이 텐트에서 잠을 잘 수 있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게임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황들은 이미 <1박2일>에서 숱하게 봐왔던 방식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음식과 잠자리 복불복이 상징처럼 되어버린 여행 버라이어티 <1박2일>을 비교 분석하는 듯한 무도의 변주는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게임의 룰을 따라가는 모습 속에서 언뜻 언뜻 보이는 <1박2일>과 그 모든 것을 한 순간에 틀어버리는 태호 피디의 한 방은 역시 무도였습니다. 텐트를 얻고 빙어 낚시를 열심히 하는 텐트 팀과 이글루를 지으며 푸짐한 저녁을 먹는 그들은 어느 순간 하나가 되어 함께 식사를 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바로 앞에 따뜻한 잠자리가 있는데 왜 밖에서 자야 되지? 라며 준비했던 모든 복불복을 단순화한 그들의 선택은 또 다른 잠자리 복불복으로 이어졌습니다. 뜬금없이 시작된 외모논쟁은 무도인에게는 민감한 주제였습니다. 유재석과 정형돈, 정준하로 이어진 외모 경쟁은 멤버 전체의 순위 나누기로 이어졌고 외계인이 된 명수옹은 태호 피디와의 경쟁을 부추기는 상황까지 만들어냈습니다.

그들이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외모 순위 정하기는 그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해프닝이었습니다. 단순한 자존심 대결일 수밖에 없는 외모 논쟁은 부질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시각의 반영밖에 안 되는 외모 논쟁을 비꼬는 그들의 순위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잠자기를 놓고 벌인 길과 하하 팀의 무식 대결은 무도 무식의 끝은 어디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극한의 게임이었습니다. 과연 저걸 진짜 모르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들만의 퀴즈쇼는 <1박2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무식쇼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오늘 방송된 내용을 보면 여행 버라이어티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한정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1박2일>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도가 보여준 모습들은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따라하기가 아닌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유쾌한 패러디가 가능함을 보여준 재미였습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 둘 중 누가 더 뛰어나다가 아니라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재미는 모두 존중받을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무한도전 오호츠크 해> 특집이었습니다. 다음 주 그들이 체험하는 유빙 위를 걷는 체험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유빙 위에서는 그들은 명수옹이 외쳤던 '오호츠크 해 돌고래 떼죽음'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는 것일까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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