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다려온 무대 중 하나는 바로 가희의 솔로 앨범이었습니다. 앺스의 리더로서 카리스마로는 현재 걸그룹 중에서 확실히 다른 어떤 멤버들보다 강하기 때문에 가희가 솔로로 나와서 그 카리스마를 보여주길 바랐지요. 사실 현재 이효리도 나오지 않고 있고, 손담비도 안 나오는 이 시점에서 가희만한 카리스마와 포스를 가진 여자 가수들이 드물기 때문에 가희의 성숙한 솔로앨범을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가희의 솔로 앨범을 보면서 예상했던 것과 달라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무대

가희는 현재 여자 그룹 가수들 중에서 춤 실력에서 그 포스와 카리스마와 섹시미로 말하자면 거의 탑급에 올라와 있는 여자 연예인입니다. 섹시 아이콘, 포스 있는 아이콘 등 여러 아이콘들이 떠오르지만 연륜과 경험에 있어서 가희를 누를 수가 없지요.

이러한 가희만이 가진 장점을 이번 무대에서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입니다. 가희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시원한 안무와 시원시원한 랩, 그리고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포스입니다.

가희에게는 이러한 무대보다는 오히려 강렬한 섹시미가 느껴지는 무대 내지, 말 그대로 "힙합하는 언니"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어찌보면 가희는 여성스럽고 섹시하면서도 동시에 청바지에 나시티, 그리고 야구모자 하나만 쓰고도 멋있게 무대를 소화할 수 있는 포스를 가진 연예인입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동작에 절도는 있었지만 가희만의 "힘"이 느껴지지 않았고, 비록 의상은 짧았지만 애프터스쿨의 무대에서 느껴지는 그러한 섹시함은 없었습니다.

애절함과 절제미를 강조하려고한 나머지, 무대에서 신나게 뛰어놀아야 포스가 제대로 나오는 가희를 뭔가 얽매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면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지 않아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왜 가희는 자신의 장점이 아닌 다른 무대를 선택했을까?

자신이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섹시 카리스마를 선택하지 않고 왜 굳이 애절함이라는 컨셉을 선택했을까요? 전체적인 가사와 노래 그리고 가희의 표정을 보면 남자를 붙잡는 듯한, 뭔가 애절한 여자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이 점은 가희, 애프터스쿨 멤버, 혹은 플레디스 관계자가 아니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희를 지켜본 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신의 이미지에 새로운 면을 더하고 싶었거나 아니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조금 탈피해보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솔직히 가희만큼 단편적인 이미지의 연예인도 드뭅니다. 가희 하면 생각나는 게 섹시 / 카리스마 정도가 가장 강한 인상이긴 하지요. 팬이야 가희도 여리고 눈물 많은 여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대중의 가희에 대한 이미지는 강한 이미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가희는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서 그런 점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몰라요. 실제로 가희의 솔로 앨범을 살펴보면 남은 두 곡은 발라드 곡이지요.

문제는 무대 자체가 그것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던 것이에요. 애절한 느낌은 의상 때문에 살짝 묻혀버렸고 음색이나 노래도 기계음 덕분인지 그 애절함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사 자체야 그런 게 많지만 무대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가사 자체"보다 무대와 그 가수의 무대 매너에 더 신경 쓰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가희가 이미지를 바꾸려고 시도했다면 뭔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줍니다.

그리고 이미지 바꾸려면 예능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영웅호걸 컨셉때문에 가장 피해본 게 가희이지만 그나마 최근에 한 "일일 선생" 특집으로 이미지 회복을 할 수 있었지요. 그처럼 자연스럽게 여리고 착한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무대에서는 섹시하지만 예능에서 털털한 이효리의 인기 비결이 그 이유였지요. 이효리가 솔로할 때 귀엽거나 애절 컨셉을 살린 적은 없죠. 항상 당당 / 섹시 / 카리스마를 앞세웠습니다. 가희도 그렇게 하면 됩니다. 물론 예능감에 있어서는 가희가 이효리보다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점은 가희가 연구해나가야 하는 부분이겠지요.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망한 팬들도 있긴 하지만 가희의 색다른 면을 봐서 괜찮다는 팬들도 있는 걸 보면, 반응이 좋지 않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가수들의 앨범 활동이 상당히 짧아지는 경우도 있기에 (같은 팀 오렌지 캬라멜은 "아직"으로 딱 일주일 활동한 바도 있으니...) 만약 반응이 좋지 않다면, 얼른 재정비해서 정말 가희만의 장점을 살린 무대로의 컴백을 노려볼 만도 합니다.

가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무대에서의 반응이기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 만약 가희가 잘하고 자신 있는 무대에서 잘 못했다면 심각하겠지만, 애초 이러한 무대를 기대하지 않은 상태였고 가희가 강한 부분도 아니기에 크게 마음 쓸 일은 아닌 듯합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요? 그래서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가희의 장점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작용했지요. 이 컨셉으로 얼마나 활동할지는 모르지만 활동하는 이상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구요, 가희만의 스타일로 돌아와서 정말 가장 강한 무대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는 솔로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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