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수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기관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리얼미터에서는 ‘수사 반대’ 의견이 우세했으며 한국리서치에서는 ‘수사 찬성’ 여론이 높았다. 이를 두고 두 기관 관계자는 SNS상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조사 방식과 질문 내용 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리얼미터는 검찰의 조국 후보자 가족 수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수사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49.1%, ‘수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42.7%로 나타났다. 2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수사가 지나치지 않는다’ 49%, ‘지나치다’ 41%로 집계됐다.

리얼미터가 25일 발표한 조국 후보자 가족 수사 관련 여론조사(사진=리얼미터)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조국 장관 가족 수사 관련 여론조사 결과(사진=KBS)

해당 조사결과를 두고 리얼미터·한국리서치 관계자는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권순정 리얼미터 실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리서치 조사는) 부적절한 조사방법”이라면서 “선거 조사, 쟁점 현안조사와 같이 선거 또는 정국 여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조사에는 패널(조사방식)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권순정 실장은 “패널을 사용하면 돈과 시간을 절약하고 영업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조사 직업윤리가 취약할 경우 일정한 목적에 따라 패널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사용해 조사에 활용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춘석 한국리서치 본부장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조사나 조사자에 대한 이해의 무지에서 나온 것 같은 발언 혹은 조사 방법론에 대한 왜곡”이라면서 “정식으로 리얼미터에 조사 방법론 등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

리얼미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RDD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RDD 방식은 폭넓은 집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한국리서치는 패널조사 방식을 사용한다. 자체 등록된 패널에게 연락해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것이다. 패널조사는 높은 응답률을 보이는 특징이 있지만 조사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조사 방식 차이 때문에 조사결과가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영 대표는 “민감한 정치 현안조사일수록 높은 대표성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RDD 방식(리얼미터 조사방식)이 대표성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영 대표는 “웹패널 조사(한국리서치 조사방식)는 패널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괄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는 분명히 있다”면서 “고학력 위주이고 화이트칼라들이 과다 표집되면서 자영업이나 블루칼라 등 이런 분들이 참여하기 어렵다. 심층 조사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에서 선거 조사나 민감한 정치 현안조사에 웹패널 조사를 도입하는 게 적정하냐 는 아직 논란 중”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 조사방식에 대해 박시영 대표는 정치 성향이 과다하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야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박시영 대표는 “ARS조사는 정치 관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보수, 진보 성향이 뚜렷한 분들이 많이 표집 된다. 웹패널 조사는 정치 저관여층이 많이 포진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리얼미터와 한국리서치의 질문 방식이 조사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있다. 박시영 대표는 “한국리서치와 리얼미터 질문 방식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리서치는 ‘지나치지 않다, 지나치다’는 척도를 사용했고 리얼미터는 ‘과도하다, 적절하다’는 보기를 뒀다. ‘과도하지 않다, 적절하다, 적절하지 않다’고 묻는 게 좀 더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24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10%), 유(20%)·무선(7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1%,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4.4%p다.

한국리서치 조사는 KBS 의뢰로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등을 활용한 웹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조사요청 대비 14.8%, 조사참여 대비 91.0%이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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