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힌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자유한국당 의원과 논의 후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조국 딸의 표창장 위조 논란이 일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표창장 관련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최 총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조국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최 총장이 동양대 재정 지원 관련 청탁을 했지만 이를 거부해 최 총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역시 최 총장은 부인했다.

30일 tbs<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측근과 통화 내용을 제보한 제보자들이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tbs)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측근과 대화를 나눴다는 익명의 제보자 2명이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등장한 최 총장 측근은 최 총장과 40년 넘게 알고 지낸 지인이자 과거 동양대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뒤 얼마 전 다시 동양대에서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 측근은 제보자들과의 통화에서 최성해 총장이 조국 딸 표창장 위조 논란과 관련해 8월 26일 회의를 열어 대처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총장측은 '조국 편 잘못 들었다가 한국당이 정권을 잡으면 학교 문 닫는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8월 27일 서울에 올라와 한국당 위원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뉴스공장>이 음성 대역을 써서 전한 통화 내용에서 최 총장 측근은 “언론하고도 충분하게 접촉하고 터주기 전에 이미 8월 26일 총장님이 학교 재단 이사회를 열었다고, 정경심 교수 때문에. 8월 21일부터 다 준비하고 있었거든. 어떻게 갈 거냐, 갈림길에 서 있었다. 조국 편 잘못 들었다가는 자한당이 정권 잡으면 학교 문 닫아야 해.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27일 날 '000', '000'이 전부 다 서울 오라고 해서 서울에서 (최 총장이) 만났어요”라고 했다. 통화 내용에 등장하는 '000', '000'은 자유한국당 의원 2명과 기자다. 김어준은 “두 정치인을 실제 만났는지 확인할 수 없어 익명 처리하지만, 소속은 한국당”이라고 덧붙였다.

녹취록에는 최 총장이 부인했던 동양대 재정 지원 청탁 의혹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최 총장 측근은 “정경심 교수한테 재정 지원 대학으로 안 해 주는 바람에 총장님이 열 받아서 안 해야 될 이야기까지 다 해 버린 거야”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동양대 재정 지원 청탁 논란은 정 교수가 최 총장의 발언을 오해해 발생한 문제라고 최 총장 측근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 총장이 교수 회의에서 학교 재정 상황이 어려우니 벗어날 수 있도록 다들 노력하자고 한 말을 정 교수가 ‘민정수석인 내 남편에게 청탁하는 것’으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김어준은 “전체적인 취지는 한국당 정치인과 의논하여 입장을 결정했고 한국당이 정권을 잡으면 학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걱정, 한국당이 가만히 놔두겠냐 하는 걱정 등이 있었다. 위조가 아닌데 위조했다고 결론 낼 수는 없으니 그런 의논은 있었다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익명의 제보자는 “동양대가 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과연 정말 청탁을 했을까? 국회의원을 다 만났을까? 물어보고 싶어 제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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