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대정부 질문이 시작됐다.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는 예상대로 국무위원으로 국회에 첫 출석한 조국 법무부 장관에 집중됐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의 호칭을 '조 후보자'로 부르는 등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일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태광그룹 장학생 출신인 조 장관이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교수 시절 법원에 보석 탄원서를 제출한 점, 자택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이 압수수색 팀장 검사에게 전화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인간적 도리에 따라 보석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며, 팀장 검사와의 통화는 부인 정경심 교수의 신체적·심리적 상태가 좋지 않아 배려를 요청한 것일 뿐 수사일체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조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들의 열망인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에 관한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믿는다. 국회 결정에 따르고 행정부가 해야 할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 인사말과 동시에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등을 돌렸다.

이어진 질의에서 한국당 첫 질의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은 조 장관 호명 때마다 '장관' 호칭을 생략했다. 권 의원은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와 달라", "조 후보자", "전 민정수석" 등의 말로 조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질문 도중 실수로 "조 장관"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상황은 있었다.

권 의원은 이날 태광그룹 장학생 출신의 조 장관이 교수 시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보석 탄원서를 쓴 사실을 지적했다. 조 장관이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 UC버클리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태광그룹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에서 장학금과 생활비 등으로 총 15만달러를 받았고, 평소 재벌에 대한 엄정처벌을 강조했던 조 장관이 이 회장 보석 탄원서를 제출해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탄원서 제출 사실을 인정하며 "인간적 도리였다"고 해명했다. 조 장관은 "탄원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인간적 도리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 선대 회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아들이 그런(구속) 상황이라서 보석 탄원서는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과 보석은 다르다. 보석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만 한 게 아니다. 당시 장학생 여러 명이 탄원서를 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자 돌아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최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이 압수수색 팀장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있다. 부인이 놀라서 연락이 왔다. 부인의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압수수색을) 해 달라고 했다"고 인정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며 "검사들의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이 압수수색 팀장에게 전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법"이라며 "압수수색팀에게 엄청난 압력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검찰청법 상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은 검찰총장만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조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검사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장관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법률 위반 발생 시 국회가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검사가 집으로 들어온 후 부인이 상황을 전하며 연락한 것이고, 제 처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배려해달라고 한 말씀 드렸을 뿐"이라며 "(수사압력이라는 주장에)동의하기 매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 장관은 "수사팀 중 누가 제게 보고하는지, 제 지휘를 받고 있는지 밝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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