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며 16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 정권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했다. 황 대표는 삭발 직후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브리핑을 통해 "정쟁을 위한 삭발"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은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길이 없다"고 혹평했다. 정기국회 일정을 앞두고 한국당이 '조국 이슈'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의 삭발은 이날 오후 5시 10분경부터 시작됐다. 한국당 의원들 20여명이 자리에 함께 했으며 삭발이 진행되는 중에는 애국가가 재생됐다. 제1야당 대표가 정권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삭발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는 저의 투쟁을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수사를 받으라"고 외쳤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 자리에서 "투쟁의 이름을 붙인 삭발은 부조리에 맞서 분투하다 그 뜻을 못 다 이룬 사람들이 끝내 선택하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라며 "그러나 황 대표가 예고한 삭발은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황 대표에게는 국회라는 공간에서 일하고 투쟁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미 합의된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첫 일정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지금은 장외투쟁과 단식, 삭발로 분열과 혼란은 일으킬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며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는 현 상황에 실소를 금하기가 어렵다"고 혹평했다.

김 부대변인은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다. 그런 마당에 구성원들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며 "정 무언가를 걸고 싶거들랑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나 전 재산 정도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기가 있다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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