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가 13호 태풍 ‘링링’ 관련 뉴스특보를 통해 지난 강원 산불 중계 당시의 오명을 벗어 던졌다. 태풍이 오기 전날부터 재난방송 특보체제로 편성한 결과 한때 시청률이 10.3%를 기록하기도 했다.

태풍 ‘링링’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6일 KBS1TV는 오후 3시부터 7일 밤 9시 50분까지 총 28시간(1,680분) 동안 태풍 관련 뉴스특보를 진행했다. 태풍 강타 하루 전날인 5일 방송된 특보와 태풍 특집으로 방송된 6일 <뉴스12>를 포함하면 총 1,765분을 편성한 셈이다.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를 전달하고 있는 KBS<뉴스특보> 화면 갈무리 (출처=KBS)

KBS는 타 지상파 채널의 3배 (MBC 615분, SBS 535분), 종합편성 채널의 7~8배(TV조선 245분, JTBC 190분)에 달하는 시간을 할애했다. MBC는 6일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 이후인 밤 11시 10분부터 뉴스 특보를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편성했으며, SBS도 6일 밤부터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해 프로그램 사이에 태풍 소식을 알리는 데 힘썼다.

시청자들은 KBS를 찾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일 오전 8시 KBS <뉴스특보>가 10.3%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오후 시간대 평균 6~8%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태풍이 서울에서 가장 근접했던 오후 12시부터 2시에 방송된 <뉴스특보>는 수도권에서 9.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시청자 수도 KBS는 142만 명으로 SBS 81만 명, MBC 65만 명 등 타 지상파, 종합편성 채널보다 2배 높았다.

KBS 태풍 특보는 내용 면에서도 정보제공자 역할을 충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시로 현장 기자를 연결했으며 전국 5700여 개의 CCTV와 시청자 제보 영상을 활용해 강풍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대피 요령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보 제공 뉴스도 방송됐다.

앞서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던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제공도 이뤄졌다. 수어방송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외국인을 위한 영어 자막까지 제공됐다. 재난 현장에 투입된 기자들의 안전 장비 착용도 달라진 모습 중 하나다. 취재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 대부분은 우비에 안전모까지 착용한 상태로 현장 상황을 전했다.

KBS 측은 “최근 재난방송 개선 TF를 구성해 재난방송 매뉴얼을 전면 개편한 데 이어 재난방송 시스템 전반을 보강하고 수차례 자체 훈련을 본사 단위와 총국 단위로 실시한 바 있다”며 이번 특보에 총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4월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재난 당시 늑장·부실 방송으로 안팎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KBS는 소방당국이 화재 비상 단계 최고단계인 3단계를 발령했지만 1시간이 지나서야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보도 내용도 주로 산불의 ‘그림’만 보여줬을 뿐 재난 시 대피 요령 등 재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을 위한 수어방송도 미흡해 국민적 비판도 직면했다.

이후 KBS는 재난방송 개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스템 전반을 보강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한 KBS 재난방송센터 기획팀장은 “6일은 조국 장관 청문회가 열린 날이었지만 태풍 재난 방송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후부터는 청문회를 2TV로 돌리고 1TV는 특보체제로 전환했다”며 “신속한 특보체제 전환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데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등 인식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실시간 재난 정보·피해 예방법이 담긴 'KBS 재난포털' 사이트를 소개하는 KBS보도 화면 갈무리

또한 재난방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KBS뉴스어플 ‘재난포털’ 등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정보 제공도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실시간 기상 상황, 재난 시 행동요령 등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는 KBS ‘재난포털 ’사이트를 방송 리포트를 통해 안내했더니 엄청난 트래픽이 발생했고, 시청자 제보가 쏟아졌다”며 “디지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젊은 층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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