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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검찰 정면충돌 속 치러지는 조국 청문회수사와 정치 분리하라지만, 윤석열 체제도 정치의 결과일 수밖에 없어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9.06 08:58

[미디어스] 우여곡절 끝에 합의된 조국 법무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하루동안에도 온갖 얘기가 쏟아져 나와 혼란스럽다. 특히 조국 후보자 딸 입시와 관련된 의혹은 청와대와 검찰의 정면충돌로까지 이어졌다. 황당한 상황이다.

의혹의 중심에는 조국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인화성이 강해보이는 건 정경심 교수는 자신의 딸이 동양대로부터 표창장을 받고 이를 입시에 활용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이 표창장은 공식 상장과 일련번호 등의 형식이 다르고 봉사기간 등도 정확하지 않게 기재돼 있다고 한다.

최성해 총장 등 동양대 관계자들은 실무적 오류 등이 아니라 표창장 발급 사실 자체가 없었다며 사실상 문서가 위조됐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최성해 총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김두관 의원 등 친 정부 인사들, 정경심 교수 및 조국 후보자 본인 등이 전화를 통해 회유 시도를 했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사태는 극도의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배경에는 검찰이 광범위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등을 통해 조국 후보자 측을 압박한 사실이 작용했다. 특히 검찰이 조국 후보자의 마라톤 해명회 다음 날인 지난 3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정권과 검찰의 정면충돌로 번졌다. 5일 국회 예결산위 전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검찰이 정치를 다 하겠다는 식으로 덤빈다”며 수사 의도의 ‘불순함’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 같은 자리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압수수색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의 경우에는 보고를 해야 지휘가 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언급한 것은 검찰 입장에선 검찰총장의 거취까지 고려해야 하는 중대사안이다. 그런데 검찰은 법무부 장관 발언에 단순히 반발하는 것을 넘어 청와대를 겨냥해 갈등을 키웠다. 법무부 장관 발언에 대한 항의성 해명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면서 청와대 관계자가 동양대 표창장 문제에 대해 위조가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것은 수사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검찰이 이렇게까지 나올 수 있는 것은 명분이 있는 수사라는 자기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국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관계된 의혹을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수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의 이런 설명은 일견 타당해보인다.

물론 검찰의 이런 행보에 ‘다른 의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개수사를 이 정도 수준에서 벌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고 일부 사안에 있어서는 피의사실 공표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정권 핵심인사들이 검찰의 의도를 문제 삼을 수 있는 배경이다. 결국 조국 후보자의 개혁적 성향이 검찰의 ‘흔들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다.

한겨레 등 일부 ‘진보언론’은 이런 사실을 들어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칼럼 등을 지면에 싣기도 했다. 이런 글들의 핵심 논리는 국회가 정치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에 검찰이 개입해 국회의 권능과 대통령의 인사권을 훼손하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과 ‘정치’를 무 자르듯 구분할 수는 없다는 점을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검찰이 이렇게 행동하는 맥락도 결국은 정치의 결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특정한 맥락 속에서 출발했다. 검찰이 보수정권 시절 정치권력과 야합해 수사 권한을 남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거다. 공수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 권력을 줄이겠다는 구상은 “검찰이 살이있는 권력을 수사하지 못한다”는 명분을 근거로 추진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등장 역시 청와대가 이런 명분을 배경으로 검찰 인사를 주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말한 것은 이런 면에서 단지 ‘덕담’으로만 볼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지금 검찰의 행위를 과거의 맥락을 근거로 해서만 비난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의 발언과 행위는 검찰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뿐이다. 정론은 이미 조국 후보자가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고 이에 최대한 협조할 것을 다짐하며 권력을 활용해 수사를 위축시키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검찰의 ‘의도’나 ‘무리한 수사’의 문제 같은 것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드러나게 돼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이 강행될 경우 검찰 수사 결과가 부실해도 누구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그 결과는 특검 도입 주장을 포함한 또 다른 차원의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게 이 정권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까? 검찰의 수사 논리를 무조건 신봉하고 모든 것을 인정하라는 게 아니다. 수많은 자칭 이 시대의 ‘제갈공명’들이 각종 묘수를 말하고 있지만 결국 싸움은 명분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정치적 차원에서 이제 기댈 것은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가 ‘개인기’를 발휘하는 것밖에 안 남았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정권과 ‘진보언론’의 핵심관계자들이 고민해봤으면 한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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