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자회사 아트비전이 세트 업무 담당 하청업체를 공개입찰한 가운데 KBS의 자재 및 세트를 무단으로 반출하다 적발된 하청업체가 공개입찰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아트비전 자체 감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KBS아트비전의 세트 업무를 담당하는 A 하청업체가 KBS 돈으로 사들인 자재 및 세트를 무단으로 반출하다 적발됐다.

KBS아트비전 자체 감사 자료인 '세트업무 도급계약 관련 부정행위 조사 보고서'에 실린 세트 반출 현장조사 내용 (출처 = 세트업무 도급계약 관련 부정행위 조사 보고)

TV 방송용 무대미술과 영상제작 용역 등을 담당하고 있는 KBS아트비전은 2001년부터 세트 업무를 하청 업체 3곳에 나눠 맡겨왔다. 이 중 신관·본관 세트업무를 맡은 A 하청업체는 18년 동안 KBS아트비전과 수의계약을 맺어왔다.

KBS아트비전 자체 감사 자료인 ‘세트업무 도급계약 관련 부정행위 조사 보고’에 따르면 A 업체는 KBS아트비전의 승인 없이 재고자산 저장품과 세트를 무단 반출했다. 반출 규모는 5톤 화물차량 4대 분량으로 총 550여 만 원어치다. 무대 깔판 기준 약 90평, 저장품 무취합판(3.4T)외 16종, 기타 부자재 및 부속물 등이 외부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KBS아트비전 측은 지난해 10월 4일 현장조사를 통해 세종문화회관으로 자재가 반출되던 현장을 발견하고 반출 물품 전체를 회수했다. 이에 A 업체는 KBS방송미술 세트업무 도급계약서 제 6조에 따른 위반사항 조치로 경고장을 발부받고 무단사용 저장품 총액(5,495,638원)의 5배인 27,478,190원을 KBS아트비전 측에 변상했다.

문제는 KBS아트비전이 기존 수의계약을 종료하고 공개입찰로 돌린 상황에서 A 업체가 공개입찰에 지원한 것이다. KBS아트비전 공개입찰 서류 제출 마감일은 오는 11일까지다. 이후 제안서평가 등 선정 과정을 거쳐 10월부터 도급계약이 시작된다.

박상재 KBS아트비전 사장은 “공개경쟁입찰은 KBS 감사로부터 수차례 지적받아온 부분을 채우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자재 도난사건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다만, 공개경쟁 입찰을 준비하던 중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해 공개입찰 필요성이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적합한 업체가 선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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