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최승호 MBC사장이 3일 방송의 날을 맞이해 MBC 사원들에게 수익 창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제작비 절감, 영업성과·상여금 연동, 업무추진비 삭감 등 임금 문제까지 거론하게 돼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최승호 사장은 3일 MBC 사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올해 영업 실적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비상경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MBC 사장 (MBC 자료사진)

우선 프로그램 회복세와 달리 수익 창출에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최승호 MBC 사장은 “프로그램의 회복이 수익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지상파 방송 광고가 지난해와 비교해 1,295억원, 약 19% 정도가 줄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올해 지상파 방송광고는 1조원 안팎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2010년 지상파 광고의 전체 규모가 2조 2천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10년 만에 시장이 반 토막 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동시에 ‘규제의 장벽’을 꼬집었다. MBC는 현재 광고를 직접 판매할 수도, 광고 단가를 탄력적으로 책정하지 못한 채 취약 매체의 광고까지 팔아줘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며 “일부는 독과점 시대에 만들어진 철 지난 규제”이자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 사장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비상경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하반기 동안 제작비 효율화 등을 통한 140억 원 절감 방안, 영업 성과와 상여금 연동 방안, 부국장 폐지, 업무추진비 삭감 등을 담은 비상경영 계획안을 근로자 대표인 노동조합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MBC는 내년에도 올해 대비 5백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는 자구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 말했다.

최 사장은 “임금 문제까지 거론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공영방송 MBC를 되찾기 위한 싸움에서 큰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여러분들에게 또 다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경영진으로서도 하고 싶지 않은 제안”이지만 “MBC의 존속을 위한 선택의 길에서 더 이상 주저할 수 없어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인력충원 계획도 언급됐다. 최 사장은 “향후 수년간 인력 충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며 “외부에서 인력을 새로 채용하기보다는 내부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MBC 비상경영계획 안에는 프로그램 제작비 효율화, 인건비 축소·경비 긴축 등을 통한 올해 140억원, 2020년 455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인건비 축소 계획에는 ▲보직자 감축(부국장 폐지 등 20명 이상) ▲신입사원 채용 최소화(2019년 채용 10명미만) ▲파견직 축소(사무보조 40명 축소) ▲중국 상해법인 조직 축소·폐지 검토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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