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코미디언 장동민이 미성년 출연자에게 전화번호를 요구하고 이를 희화화해 편집, 방송한 제작진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XtvN <플레이어>는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를 패러디한 <쇼미더플레이> 특집을 방송했다. 심사위원 역할을 맡은 개그맨 장동민이 Mnet <고등래퍼3>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18세 여성 래퍼 하선호에게 전화번호를 묻는 장면이 방송됐다.

지난 1일 방송된 XtvN <플레이어>에서 장동민이 18살 래퍼 하선호에게 전화번호를 묻고 있는 장면 (사진출처=XtvN)

장동민은 하선호의 무대를 본 뒤 합격을 상징하는 목걸이를 들고선 “원해요?”라고 물었고 하선호가 “(목걸이) 주세요”라고 답하자 “저도 전화번호를 원해요”라고 말했다. 이에 하선호가 “저 18살인데...”라고 난감해 하자 장동민은 “탈락”이라며 강연에서 떨어뜨렸다.

제작진은 “하선호, 번호 안 줘서 탈락”이라는 자막을 내보내는 등 이 상황을 장난스럽게 편집했다. 다른 출연자들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야유를 보내자 제작진은 ‘비난폭주’, ‘쓰레기’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XtvN은 현재 홈페이지에 ‘하선호에게 번호 요청? 장동민 철컹철컹 MC 등극’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방송 장면을 편집해 올려두고 있다.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방송사가 이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장동민과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글이 2일부터 400개 넘게 올라왔다. 시청자들은 “미성년자에게 번호 달라고 하는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유머로 소비하고 있냐”, “미성년 참가자한테 성희롱하는 행동을 웃음 소재로 사용하고 성희롱에 웃으며 당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떨어뜨리는 상황을 보여준 건 성차별적인 장면”이라며 장동민 하차와 제작진의 사과를 촉구했다.

황진미 평론가는 “여성들이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남성들에게 추근거림을 당하고 그 속에서 정당하게 대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불이익을 당해왔는지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를 두고 웃으라고 자막을 넣은 제작진도, 해당 발언을 한 장동민도 문제다.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시청자만큼도 바뀐 게 없다”라고 말했다.

tvN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