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작년 10월 30일에 방영되었던 7개의 시선편에서 멤버들이 제시한 아이템으로 대국민투표를 진행했었는데요. 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하하의 TV는 사랑을 싣고 아이템을 가지고 실제 제작에 들어가 1월 29일 첫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의 의뢰인은 정준하와 길이었습니다. 이번 방영분 역시 지난주 타인의 삶편에 이어 감동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상승세의 무한도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찡했던 중국집 사장의 첫말, '나를 찾아줘서 고맙소'

정준하가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은 20년 전 정준하가 3수 시절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을 쳤던 중국집의 사장이었는데요. 당시 학원의 재수생들 사이에서 우상(?)으로 추앙받던 정준하가 자존심 때문에 차마 돈이 없다는 소리를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한턱을 거하게 냈다가 결국 수습하지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속의 중국집 사장이었습니다.

리포터로 나선 유재석은 당시 중국집이 있던 곳을 찾아가 수소문 끝에, 현재는 이전하여 신도림의 푸드코트에 자리잡은 사장을 찾아내게 됩니다. 그렇게 정준하와 중국집 사장은 스튜디오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요. 정준하는 당시의 미안함과 더불어 차마 다시 찾아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눈물을 쏟아내고 맙니다.

그런 정준하를 보고 중국집 사장이 던진 한마디는 정말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는데요. "나를 찾아줘서 고맙소"라는 사장의 그 말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추억 속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의외의 사람으로부터 다시 한번 보고 싶을 정도로 중요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언젠가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스쳐간 인연들 중에서 과연 나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왠지 인생 헛 산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한데요. 지금 주위에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 역시, 시간이 지나서도 그 사람의 추억 속에 중요하게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물론 좋은 일들만 있으면 좋겠지만, 나빴던 일들도 있기 마련인데요. 실수를 해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호의를 저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당시는 그렇게 심각하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지나고 나면 별일이 아닌 경우도 많은데요. 물론 정준하의 무전취식은 범죄에 해당되는 일이긴 하지만, 20년 전 돈 없는 재수생들에게 주식이 되어주었던 중국집을 운영하는 사장에게는 그것이 과수원에서 서리를 하던 동네 아이들처럼 생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지나고 나면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들을 가지고, 안타깝게도 미안함에 용기를 내지 못함에 따라 결국 인연의 고리가 끊기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돌이킬 수 있는 일이란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이 통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없습니다. 나를 찾아줘서 고맙다는 사장의 말에, 정준하는 그동안 가슴 속에 무거운 짐을 떠안은 채 차마 찾아갈 용기를 내지 못한 자신이 얼마나 한스러웠을까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 이해만 한다면 결코 쉽게 끊어지지 않는 인연의 고리를, 우리 스스로가 너무도 쉽게 끊어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빵 터진 노홍철의 사심방송

두 번째 길이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던 노란가방의 그녀였는데요. 안타깝게도 자신의 친구를 좋아했던 그녀를 몰래 훔쳐볼 수밖에 없었던 사연 속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첫사랑 그것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되어 있는 추억인데요. 하지만 그런 첫사랑을 16년이 지나 다시 찾는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첫사랑에 대한 추억은 참 아름답습니다. 온갖 환상으로 포장되어 완벽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고,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어느덧 자신은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학창시절 첫사랑은 너무도 순수했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기에, 십몇 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되면 그동안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사람과 너무도 다름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첫사랑이 좋게 변하고 나쁘게 변하고를 떠나,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 첫사랑에 대한 이미지와 너무도 다름에 환상이 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아무튼 길의 첫사랑 김효진 씨를 찾기 위해 이번에는 노홍철이 리포터로 나섰는데요. 노홍철은 당시 김효진 씨가 다녔다던 언남 고등학교를 찾아가 졸업 정보를 확인하고, 분당의 자택과 대치동의 직장을 오가며 결국 김효진 씨를 찾아내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노홍철은 김효진 씨의 동생 김형선 씨를 만났는데요.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의사 국가고시를 며칠 전에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노홍철은 완전히 반해버리고 맙니다. 이때부터 노홍철은 김효진 씨 찾기보다는 김형선 씨에게 마음을 드러내며 노골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하는데요. 특유의 능글맞고 횡설수설하는 말에 웃음이 터지면서 정말 배꼽을 잡았습니다.

저돌적으로 들이대는 모습에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는데요. 정말 노홍철의 그런 모습들 속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노홍철은 촬영을 마치고 다시 김형선 씨의 집에 들어가 차를 한잔하고 나오기도 했는데요. 솔직히 다른 연예인들이었으면 사심방송이라며 난리가 났을 텐데요. 하지만 수다스럽고 밝고 순수한 이미지의 노홍철이었기에 거부감 없이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스튜디오에서 김효진 씨와 길의 만남에 이어, 그간 화제가 되었던 박명수의 첫키스 그녀 찾기가 방영되는데요. 남은 멤버들의 추억 찾기가 또 어떤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게 될지 정말 기대되고 궁금해집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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