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지난 초여름, 잔나비는 한 방송사 보도를 통해 최정훈의 부친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터지는 바람에 크나큰 곤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잔나비는 방송에서 잔나비 멤버의 분량이 통째로 편집되는 등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해당 지상파 방송의 보도에 매체들이 마냥 동조만 한 건 아니었다. 잔나비 부친 사업 의혹이 터졌을 당시 잔나비의 억울함을 달래준 매체는 스포츠월드였다. 당시 스포츠월드는 [SW시선] 잔나비 논란 팩트체크… '유영현' 맞고 '최정훈' 틀리다 및 [SW이슈] "잔나비 최정훈, 김학의 수사와 관계 無"… 의혹보도에 희생양됐다 등의 보도를 통해 같은 매체 편이 아니라 잔나비의 손을 들어줬다.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지난달 31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3천 관객이 모인 가운데 노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해당 논란은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잔나비 부친 사업 의혹을 제기한 방송사가 정정 반론 보도를 해 잔나비는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에 잔나비는 초여름의 악몽을 잊고 지난달 31일과 1일 양일에 걸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를 성대하게 치를 수 있었다. 밴드로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를 열 만한 팬덤을 갖춘 가수는 우리나라에서 얼마 되지 않는다.

반면, 언론이 힘이 되어준 잔나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는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양현석일 것이다. YG와 양현석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하는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옹호 기사는 없으니 말이다.

왜일까.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난 그동안 양현석과 YG의 행보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과거 YG는 양현석의 옛 동료 서태지가 컴백할 때 YG 소속 가수 악동뮤지션의 신보를 발매한 적이 있다. 이 일이 한 번이었다면 해프닝에 불과했을 뿐이지만 서태지가 다시 컴백했을 땐 에픽하이 신곡을 공개했다. 두 번의 겹치기 신곡 발표가 과연 우연일까.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피의자 신분으로 29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악동뮤지션이 신곡을 발매했을 당시 양현석은 “서태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란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는 지나고 보면 양현석의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미 YG와 양현석은 SM의 소녀시대 신보 발매와 때를 맞춰 2NE1의 컴백을 시도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중에 서태지가 컴백했을 땐 에픽하이를 컴백시켰다. 당시 YG의 대표 프로듀서는 양현석이었다.

서태지는 과거 같은 그룹으로 활동하던 동료였고, 이수만은 양현석이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기 전인 80년대에 먼저 데뷔한 선배였다. 그렇지만 양현석은 선배와 동료를 아랑곳하지 않고 선배 소속 가수와 동료의 컴백일에 맞춰 자사 가수를 컴백시켰다. 한 번에 불과했다면 우연이라고 보겠지만 이런 사례가 무려 네 번 이상이다. 한마디로 ‘상도덕 불감증’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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