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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앙가주망’법무부 장관 직행 문제 명쾌한 답 없어…정권 내 개혁론자 입장 명확히 해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8.12 09:36

[미디어스] 청와대가 지난 9일 7명의 개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여의도 정치는 인사청문회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12일 회동을 통해 인사청문회 일정을 논의한다는 계획인데 원만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선 청문회 보이콧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부적격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반대의견을 피력해도 청와대가 임명 강행을 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보수야당들이 이런 주장을 통해 겨누고 있는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다. 

이번 인사청문회 국면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조국 후보자에 대해선 이미 몇 가지 쟁점이 제기됐다. 개인 도덕성 등과 관련해선 55억원에 달하는 재산의 형성 과정, 폴리페서 논란, 자녀 교육 논란 등이 있다. 또 1993년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력도 논란이 될 걸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실패’라는 평가를 받은 인사검증 문제도 논쟁거리다. 최근 조국 후보자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친일-반일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온 것 또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쟁점은 청와대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간다는 점일 것 같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선 비판적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의 참모가 수사기관에 핵심적 영향을 미치는 부처 수장으로 직행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2011년 이명박 정권 당시 권재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최악의 측근 인사이자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었다는 점은 ‘이중잣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집권 여당의 반론은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까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을 쥐고 흔드는 종속적 관계를 형성했지만 이 정부 들어선 그런 관계가 아니므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해도 검찰 독립을 훼손하는 등의 논란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오히려 일부 언론은 조국 후보자의 뒤를 이은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윤석열 검찰총장 등의 ‘팀워크’를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김조원 수석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 신용카드 단말기까지 동원해 책을 강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무감사원장으로 징계를 주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주의자’라는 평을 듣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수사를 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갖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까지 합치면 자기 편이라고 봐주지 않는 검찰-민정 라인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사 컨셉’에 대한 일부의 주장도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인사가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문제에 대한 비판의 답은 될 수 없다. 집권 여당의 주장과는 달리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 동일한 업무적 연관성 위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 여당에서도 이 문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명쾌한 논리를 내놓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러다보니 과거 사례를 두고 현재를 설명하는 방식의 평론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은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식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결국 검찰 스스로가 과거로 돌아가고야 말더라는 경험이 지금 상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원칙과 도를 따지기 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검찰을 틀어쥐고 가야 검찰개혁이 가능하다는 인식이라고들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임명 과정에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검찰 개혁이 확실히 이뤄질 수 있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여당은 현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의 처리를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검찰개혁을 마무리 하기 위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라는 직책이 총선이나 대선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처럼 언급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조국 후보자의 정계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는 여의도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것보다는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고유한 역할을 장기간 담당함으로써 개혁을 마지막까지 완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 필요하다. 조국 후보자가 자신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다행이다.

조국 후보자는 교수 신분으로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맡는 일을 두고 “지식인의 앙가주망”이라고 한 바 있다. 만일 조국 후보자의 선택을 권력을 쫓은 결과로 본다면 이런 규정은 언어도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이 기득권의 반대편에 서서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면 조국 후보자의 스스로에 대한 규정도 존중해줄 수 있다.

최근까지의 일을 종합해보면 기득권 동맹에 균열을 낸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에 실패하고 기득권에 기대는 상황으로 끌려간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정부는 조국 후보자가 열을 올리는 일본 수출 규제 강화 문제에 있어서도 기업 중심 대책만을 쏟아내고 있다. 조국 후보자가 국무위원으로서 청와대 참모이던 시절과는 달리 정부의 실종된 개혁 의제를 되찾아오는 역할을 한다고 하면 지금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금의 행보가 ‘앙가주망’에 해당하는지는 결국 스스로가 어떤 역할을 감당할지에 달린 것이다. 전형적인 여야 대결구도를 떠나서 누군가는 이 점을 지적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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