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안중근 의사는 일본에 의해 사법 살인을 당했다. 일본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는 이유다. 일본의 영웅일지 모르지만 이토 히로부미는 한국인 수만 명을 학살한 전범이다. 한국 독립군인 안중근 의사가 악랄한 전범을 제거하는 것은 전쟁 중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일본이 사법부에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내리라고 지시한 상황은 다시 한번 역사적 증거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토가 암살된 직후 일 정부는 안중근 의사를 사형이라는 결정을 전제로 한 조작을 요구했다. 권력이 사법부를 지배한 굴욕적인 사건이었다는 의미다.

조슈 번은 현재 야마구치로 불리는 지역이다. 그곳에서 태어난 자들이 일본 권력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아베는 물론 전쟁을 일으킨 주범들 역시 조슈 번 출신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광복절 기념 특별편성 '조슈번의 후예들, 왜 안중근을 죽이는가?' 편

'일본회의'가 극우집단의 모임으로 아베 등 극우 정치인들의 든든한 지지 세력이라는 것은 모두 알려져 있다. 극우 원류를 찾아가면 그곳에 '조슈 번'이 존재한다. 이토 히로부미와 친했던 야마가타 아리토모는 '조선 제1 사령관' 출신으로 강제 점령 기반을 마련한 자다.

명성황후 시해를 주도한 미우라 고로 역시 조슈 번 출신이다. 한일병탄 당시 총리를 지닌 가츠라 타로도 같은 지역 출신이다. 일본군 여단장으로 경복궁 기습 시도를 주도한 오시마 요시마사 역시 조슈 번 출신이다. 말 그대로 한국 침략에 앞장선 주요 인물들이 모두 조슈 번 출신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조슈 번은 전쟁광들이 탄생한 일 극우 광신자들의 절대적인 성지와 같은 곳이라는 의미다. 이런 전쟁광들을 만든 인물은 바로 요시다 쇼인이다. 제자들에게 '정한론'을 설파하고 '대동아 공영론'까지 주창한 자가 바로 요시다 쇼인이다. 그리고 쇼인의 제자들이 바로 조슈 번 출신이다.

일 현직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아베가 요시다 쇼인의 묘를 찾은 것 역시 그가 무슨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쇼인은 일본이 미국과 같이 거대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섬이 아니라 육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한 첫 관문이 바로 한국이고, 이어 중국을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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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까지 지배해 아시아의 미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쇼인의 가르침이었고, 이를 따른 자들이 바로 조슈 번들이다. 그리고 그 조슈 번 중 하나인 오시마 요시마사가 바로 아베의 고조부다. 아베 집안은 대대로 쇼인의 가르침을 받아 이행해왔다는 점에서 아베는 전범이기도 하다.

일본군 여단장 출신으로 경복궁 기습 공격을 한 오시마 요시마사는 아베의 고조부이고,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는 외조부다. 기시의 동생인 사토 에이사쿠와 아베 신타로에 이어 아베로 이어지는 일본의 극우 정당은 그렇게 아베 집안으로 만들어진 집단이다.

A급 전범인 기시 노보스케에게 최고의 훈장을 준 박정희. 그리고 전후 가장 오랜 시간 총리를 지낸 사토 에이사쿠는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전범자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기괴한 역사는 그렇게 모든 문제를 심화시켰다.

히틀러 가족이 독일을 지배하고, 그 집안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서구 사회가 전범국인 일본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만 심각하지, 아시아는 여전히 관심 밖이었다는 의미니 말이다. 히틀러와 동급이었던 이토 등 A급 전범들에게 그들은 관대함을 넘어 무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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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만 세 명이나 나온 아베 집안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가 집안이다. 정치를 세습하는 기괴한 풍토를 가진 일본에서도 한 집안에서 총리가 세 번이나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잘못된 권력 집중은 결국 일본을 '평화'가 아닌 '전쟁하고 싶은 나라'로 변하게 만들고 있다.

빗나간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조슈 번들은 자민당을 만들었다. 기시 노부스케는 A급 전범 7인을 따로 묘를 만들어 지금까지도 기리고 있다. 그런 집안의 아베가 전범들이 묻힌 야스쿠니 신사를 찾는 것은 이상하지도 않다. 부끄러움도 모른 채 오직 일본 역사상 가장 강했던 조슈 번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 아베를 지배하고 있다.

선조들이 만든 자민당을 발판으로 극우주의자들 집단인 '일본회의'의 무한 지지를 받으며 총리로 장기집권하고 있는 아베가 꿈꾸는 세상은, 쇼인의 주창한 '정한론'과 '대동아 공영론'을 다시 펼치는 것이다. 군사력을 극대화하기에 여념이 없고, 전쟁하고 싶은 나라로 법 개정을 하려는 아베는 그렇게 다시 한번 아시아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싶어 안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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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전범들의 집안에서 아베가 배운 것은 쇼인의 사상이다. 아베가 왜 현재 이런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는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태어나 자신이 접한 세상의 모든 것이 바로 아베가 현재 행하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토착 왜구라 불리는 극우세력은 그런 영향을 받아 성장했다. 일본 자본으로 공부하고 그렇게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선 자들은 뉴라이트 집단으로 일본을 찬양했다. 박근혜 시절 국정교과서를 추진한 것은 바로 그 영향으로 볼 수밖에 없다. 친일과 독재를 찬양하는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그들은 아베와 크게 다르지 않고 사고를 가진 자들이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에 의해 사법 살인을 당하기 직전까지 '동양평화론'을 작성하고 있었다. 일본이 전쟁을 하기보다 한중일이 서로 도와 평화롭게 살자는 '동양평화론'은 다시 한번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평화를 부정하고 전쟁에 미친 아베에게 안중근 의사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적일지 모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 바로 안중근 의사다. 평화를 외면하는 집단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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