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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승자없는 게임', 일본 평화세력과 손 잡아야""'민족 대결' 아닌 '국제 내전'… 아베 체제에 반대하는 일본 내 우군 확보가 중요"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8.09 11:26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정치가 경제를 압도했다. 대단히 위험하다"며 "1930년대 같은 시대로 돌아갔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아베파가 한국을 적으로 만들어 민심을 붙잡고 반대자를 억누르고 있다. 말 그대로 승자없는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 수출규제가)한국에도 손해를 끼치고 있지만 본인들의 경제에도 손해를 끼치고 있다. 남는 것은 경제 성장의 둔화와 신뢰 추락, 그리고 가면 갈수록 합리성을 잃어가고 개인이 개인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을 잃어가는 변동사회"라고 말했다.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CBS'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박 교수가 말하는 '개인이 개인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 사회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말한다. 박 교수는 "인간에게는 하루의 양식도 필요하지만, 남들과 다른 자기 의견을 표출할 자유도 필요하다"면서 "지금 이런 '총동원' 분위기, 한국을 적으로 만들고 잊는 적개심을 복돋우는 분위기에서는 많은 개인들이 기를 죽이고 사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본인한테 손해밖에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자본주의 국가로서의 일본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권위주의'를 꼽았다. 박 교수는 "일본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 권위주의가 너무 심하다. 나름 복지제도도 있고 하니, 사람들을 탄압하기보다도 포섭을 해서 권위주의 사회의 순응주의적인, 순응하면서 사는 멤버를 만드는 나라"라며 "권위주의가 심한 자본주의 사회"라고 규정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인간 사회도 사회화 과정에서 사람을 좀 순치시키지 않나. 한국도 문제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너무나 철저하게 순치시킨다. '튀면 안 된다', 쏠림사회"라며 "권위주의 사회의 특징이다. 병리적이고 공간성 없는 사회다.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내 일부 개신교와 극우단체 중심으로 일본을 찬양하고, 일본의 수출규제가 합당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박 교수는 "극우들은 일면으로 자국 국익 위주로 사고한다고 하지만, 일면으로는 세계 극우들도 단결할만한 요지들이 있다. 민족 대결이 아니라 국제 내전"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일본 사회 안에서 정상적인 우파까지 누르고 집단 독재 체제를 구축하는 아베를 중심으로 한 극우들과 한국도 일본처럼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큰 한국 극우들은 극우들이 주도하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대단히 크다"며 "아베를 보면서 배우는 것이고, 막후에는 여러 채널들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일본 전체나 불특정 다수의 일본인을 겨냥하는 적대적 언동을 해서는 안 되며, 일본에 있는 '평화 세력'과 연대를 넓혀가 '우군'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일본인들한테 중요한 키워드가 하나 있다. '평화'"라며 "전쟁 때 핵까지 당한 나라고, 평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우리가 평화를 키워드로 내세우면 일본에서 정말 많은 우군을 만들 수 있고, 어느 정도 아베 체제를 심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한국이 평화세력이라는 부분을 꼭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전체를 적으로 돌리거나, 평화 세력임을 강조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정치적 이득을 위해 한국을 적으로 만든 아베 총리의 정략적 계산에 맞아 떨어지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다. 박 교수는 "'한국은 평화다' 이런 등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못 하는 건 안타까울 뿐"이라며 "우리가 아베와 달리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재차 '평화'를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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