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연봉 대박 행진의 첫 걸음을 멋지게 뗐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19일(한국시간) 추신수를 비롯한 팀내 남아 있는 연봉조정 대상자 3명과 일제히 1년 재계약을 체결했는데 추신수는 400만 달러에 불과 2만5천 달러 모자란 397만5천 달러(우리 돈 약 4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미국 진출 11년 만에 사실상 '4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된 셈이다.

이와 같은 계약 액수는 메이저리거 기본 연봉 수준이었던 추신수의 지난 시즌 연봉(46만1천100 달러)에 비해 무려 862%나 수직상승한 액수다.

▲ 추신수 선수ⓒ연합뉴스
물론 이번 계약을 앞두고 일부 언론에서 추신수가 클리블랜드와 600만 달러 내지 700만 달러에 계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1년이라는 계약기간을 고려할 때 400만 달러 선이 적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번 계약 액수는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이 된 셈이다.

추신수는 이번 계약과 관련, 한 지인을 통해 “400만 달러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래도 (액수가)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갔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라며 “계약을 마쳤으니 이제는 운동에만 전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년 클리블랜드의 공격의 핵으로 활약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이자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2년 연속 3할에 20-20 클럽에 가입한 추신수는 연말에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금메달까지 따내며 병역 문제까지 말끔히 해결함으로써 메이저리거로서 롱런할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2011년 새해 마침내 자신을 붙박이 메이저리거로서,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성장시켜준 클리블랜드와 거액의 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추신수판 아메리칸 드림'의 첫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했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 1월 19일은 추신수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하루로 기억될 듯하다.

▲ 박찬호 선수ⓒ연합뉴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오늘은 '코리언특급' 박찬호(오릭스 버펄로스)에게도 연봉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을 안긴 날이다.

10년 같은 날 그러니까 2001년 1월 19일은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박찬호가 연봉 990만 달러(당시 환율로 우리 돈 약 126억 원)에 재계약을 체결, 연봉 100억 원을 돌파한 날이었다.

당시 박찬호의 계약 액수는 1년 계약을 체결한 투수로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특히 당시 현역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다섯 시즌을 마친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1년 앞둔 투수로서 800만 달러를 받는데 그쳤던 점을 감안할 때 당시 박찬호의 연봉은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임을 공인받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3년 뒤 FA 자격을 얻는 추신수 역시 FA 자격 획득이 임박해 있다는 점에서 10년 전의 박찬호와 상황적으로 닮아 있고, 현재 추신수의 에이전트가 10년 전 박찬호의 에이전트였던 스캇 보라스라는 점도 닮아 있다.

투수와 야수로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만들어낸 하나의 평행 이론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찬호와 추신수다.

하지만 추신수가 10년 전 박찬호와 닮아서는 안 될 일이 있다.

박찬호가 2001 시즌 이후 FA 자격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 5년간 6천5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계약을 체결했다가 허리 부상과 부상 후유증에 따른 슬럼프로 허송 세월을 보낸, 그래서 지금까지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먹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일은 결코 추신수가 닮아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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