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대표하는 주말 예능 무한도전과 KBS를 대표하는 주말 예능 1박2일은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주말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벌써 무한도전은 6년차에 접어들고 있고, 1박2일 역시 5년차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은 리얼버라이어티의 레전드로 그리고 1박2일은 국민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혹자는 무한도전을 보며 전주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1박2일을 보며 차주의 버틸 힘을 얻는다는 말을 할 만큼, 둘 다 재밌고 의미가 남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 서로를 헐뜯는 열성팬들

그런데 이런 무한도전과 1박2일의 열성팬들은 각자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싸우는데요. 서로 상대 프로그램을 비방하면서 깎아내리고 무시하고 꼬투리 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도빠>

1. 1박2일은 무한도전의 수많은 컨셉 중에 하나를 가져다 만든 아류작이다.
2. 하나의 컨셉으로 5년째 버티고 있다.
3. 나만 아니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4. 놀러가서 먹고 자고 게임하면서 억지감동을 유발한다.
5. 그냥 생각 없이 쉬고 싶은 바보들을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
6. 밥 한 끼 굶고 오버하면 수백만 원 버는 가식적인 프로그램.
7. 시대의 정신이 있고 철학이 녹아 있는 무한도전과 그냥 좋은 곳 가서 먹는 거, 자는 거 가지고 복불복하고 하는 1박2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1박빠>

1. 10대 초딩들만 보는 시청률 10%대의 무한도전과 남녀노소 시골산천 전 국민이 다 보는 30%대의 1박2일은 비교불가다.
2. 무도빠들은 시청률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공격적이고 극성에 광신도이다.
3. 일본 예능 베낀 프로그램.
4. 그들만의 리그. 자기들만 웃고 자기들만 하는 예능. 매니아들만 보는 프로그램.

이렇게 속된 말로 무도빠와 1박빠로 불리는 사람들은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것처럼, 무시하고 온갖 비방들이 오고가고 있는데요. 또한 여기다 무한도전의 유재석팬과 1박2일의 강호동팬도 합세하여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 그냥 둘 다 재밌게 보면 안 되나?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대로, 1박2일은 1박2일대로 분명 매력이 있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상대 프로그램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자신이 보는 프로그램을 찬양하고 우월감에 휩싸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렇게 집요하게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상대방 취향을 무시하고, 자신의 취향이 더 우월함을 입증하려 하는지 말이죠.

최고의 프로그램이 두 개면 안 되나요? 둘 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말 예능프로그램들입니다. 둘 다 최고의 프로그램이고, 굳이 그것에 대하여 우열을 가리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그것을 즐기는 다른 사람의 다양한 취향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과 다르다고 무시하고 깎아내리려고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자신이 재밌게 본 프로그램만 이야기하면 됩니다. 왜 다른 프로그램을 들먹이면서까지 자신이 보는 프로그램이 최고임을 주장하려 하는 건가요? 둘 다 재밌게 보는 사람도 있고, 어느 한 가지만 재밌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은 아예 둘 다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굳이 그런 사람들을 편을 나눠 싸우고 서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