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일갈등이 내년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논란인 가운데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야당과 언론이 심각하게 확대해석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홍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확대해석이 결국 일본의 프레임에 말리는 것이라며 "정쟁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과의 통화에서 "민주연구원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게 아니라,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라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정기조사 한 내용을 그냥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대외비 성격의 한일 갈등 관련 여론 동향 보고서를 작성, 민주당 의원 전원에 전송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각 당의 대응이 총선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일본의 무리한 요구에 단호하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타협적 대응보다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이 민주당 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 무당층과 50대인 스윙층에서도 다수 의견으로 나타난다며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중요한 외교문제를 두고 총선 유불리를 따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이런 분석을 보니 이렇더라'라는 내용밖에 없다. 아무 내용이 없다"며 "그냥 여론조사 결과다. 이걸 너무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들께서는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대화와 타협보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계신 것 같다. 그런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일부 상승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그냥 여론조사 내용을 사후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가 민주당의 일종의 전략 지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다만 홍 수석대변인은 "물론 민주연구원이 이런 보고서를 낼 내용은 아니었다"며 "의원들한테 보낼 정도가 아닌 수준 이하의 보고서다. 굉장히 중요한 외교안보 이슈를 마치 당리당략처럼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표현을 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으로 야당 일각에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양 원장에게 주의를 줬고, 민주연구원이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배포됐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야당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수석대변인은 "민주연구원장이 해명했고, 당대표도 주의(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락 할 문제"라며 재차 "야당과 언론에서 심각하게 확대해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도리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거꾸로 일본의 프레임에 말리는 것"이라며 "내일 일본의 결정도 있고 해서 민감한 시점에 이 문제를 자꾸 정쟁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수출규제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나 공동대응을 하기로 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보이콧 등이 확산되는 국면에서 민주당의 싱크탱크가 일본수출규제 문제를 내부 정치화해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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