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팀의 아시안컵 예선 마지막 상대는 "인도"입니다. 익숙한 나라지만, 왠지 축구와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름, 남아시아의 대표국가 인도. 이번 2011 아시안컵의 개최 의사를 밝히기도 했던 인도는 축구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나라입니다만, 한 때는 아시아축구의 중심국가로 언급될 만큼 강한 인상을 보여줬던 적도 있다니, 조금은 놀라운 일이지 않으신가요?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1951년과 6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64년 아시안컵에서는 준우승을 거둔 나라가 바로 인도였다는 거!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기록한 4위란 성적! 이전까지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축구에서 거뒀던 어느 성적보다도 우월했죠.
하지만,
그나마 잘 다나가던 1950년대의 인도축구는 '맨발축구 불허방침'에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 불참했고, 이후로도 월드컵에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전에도 물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긴 합니다만.- 1964년 아시안컵 2위를 차지한 뒤 불참을 거듭하더니, 1984년 1라운드 탈락 이후 27년 동안 아시안컵도 진출하지 못했다는 거.
인도축구, 우리에겐 다득점이 목표일 만큼 쉬운 상대일 듯합니다. 이미 예선전에서 높지 않은 수준으로 그 격차를 보여줬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수준과 여건을 무조건 폄하하기도 쉽지 않을 듯한데요.
인도의 자국리그인 I리그의 경우, 승강제를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최고의 인기팀인 이스트벵갈과 모훈바간의 더비전은 대단한 인기랍니다.
이 솔트레이크를 같이 홈으로 쓰는 두 팀이 바로 최고의 인기팀이자 더비전을 펼치는 이스트벵갈과 모훈바간인데요. 더비전을 펼치는 "모훈 바간"과 "이스트 벵갈", 이 양대 인기팀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했던 선수도 있습니다.
바로, 바이충 부띠야, 이번 인도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인도 내 축구영웅으로 잠시나마 잉글랜드 리그를 경험하기도 했던 선수죠. -현재 대표팀의 해외파는 미국리그 캔자스시티에서 뛰는 순일 첸드리 정도입니다만.- 부띠야의 경우, 상당한 인기가 있는 편이라 TV쇼에도 나오곤 하는 듯합니다. -TV쇼 출연을 이유로 한때 모훈 바간 구단에서 징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지나고 부띠야는 벵갈로 이적했죠.-
크리켓의 수준이 높고, 상대적으로 다른 종목들의 수준과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축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하위 랭킹팀간 대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챌린지 리그 우승을 거두고, 자국리그의 운영에 힘을 쓴다한들 인도 내 전국적 인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편에서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시장성을 볼 때, 가능성을 이야기하는데요.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인도의 프로축구팀들의 연고를 보면 그렇게 쉽게 풀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거 같습니다. 최고 인기팀이라는 이스트벵갈이나 모훈바간 구단의 경우, 인도 동부의 콜까따 지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죠. 나머지 팀들도 대부분 뭄바이 아래 지역인 고아와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거.-동부의 인기에 비하면 다른 지역은 매우 초라합니다.-
인도축구의 현실은 매우 쉽지 않습니다. 크리켓의 열기나 전반적으로 낙후된 지역적 특색이 있는 한 인도축구의 내일을 밝게 희망하긴 쉽지 않은 노릇. 그럼에도 뜨거운 더비가 있고, 10만이 넘는 축구팬을 동원할 수 있는 자국리그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는 역설적 결론에 인도축구는 닿아 있는데요.
역시 자국리그의 수준과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 지역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요건에서는, 우리 축구도 다시금 우리의 리그를 떠올려야 할 거 같습니다. 전공을 떠올리며, 인도축구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쓴 포스팅. 그나저나, 오늘밤 몇대 몇을 예측하시나요?
덧. 마지막 사진이 바로 "이스트벵갈". 가슴에 쓰여진 메인스폰서, "왕어부" 맥주가 퍽이나 먹고 싶은 날입니다.
덧2. 본문 내 지명과 이름은 저희 전공하는 사람들의 발음에 입각해서 썼습니다. 표준어 법에서 현지어의 발음으로 하는 건 참 쉽지 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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