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알뜰폰’은 정부가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저렴한 휴대전화 서비스로 기존의 이동통신사(SKT, KT, LG유플러스)로부터 망을 임차하여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민들을 위한 휴대전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독립계 알뜰폰 업체의 맏형 역할을 해 왔던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에 넘어가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알뜰폰이 서민들을 위한 저렴한 휴대전화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알뜰폰 시장 1위 업체로 도매제공 대가 및 수익배분 협상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오고 있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게 되면, CJ헬로 알뜰폰 사업이 과거와 같은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라고 할 수 있다.

CJ헬로가 운영하는 알뜰폰의 가입자 수는 78만 명으로 대형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을 제치고 가입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도 2만3천200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동통신 3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당시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부문을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으로 평가하고, 만약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알뜰폰 사업은 분리 매각을 하도록 권고했다.

‘독행기업(Maverick)’이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 이익을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지금까지 알뜰폰 시장에서 CJ헬로가 이런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CJ헬로는 알뜰폰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서 요금 인하, 서비스 혁신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알뜰폰 시장의 경쟁 촉진과 소비자 이익 확대에 기여해 왔다. 그런데 만약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사라지게 되면, 알뜰폰 시장의 경쟁이 제한을 받게 되어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

특히, 이미 알뜰폰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전체 알뜰폰 시장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마저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사가 두개의 대형 알뜰폰 자회사를 보유하게 되는 독과점 상황이 초래되어 알뜰폰 시장의 경쟁은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될 경우, 도매제공 대가 및 조건 등의 협상에서 독립계 알뜰폰 업계의 협상력은 현저하게 저하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 자회사가 아닌 독립계 알뜰폰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알뜰폰 자회사들이 시장 전체 순증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알뜰폰이 이동통신 전체 시장의 경쟁촉진제가 아닌 이동통신사들의 자회사 지원을 통한 가입자 확보 경쟁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CJ헬로 알뜰폰 가입들의 90%는 KT 통신망을, 그리고 나머지 10%는 SK텔레콤 통신망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경쟁사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 심사과정에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은 불허되어야 한다. 현재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자인 헬로모바일은 3년 연속 알뜰폰 부문 브랜드파워 1위를 달성하는 등 독행기업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통해 알뜰폰 사업마저 인수를 하게 되면 헬로모바일의 영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알뜰폰 시장 전체의 경쟁 감소를 불러와 결국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자인 헬로모바일 인수는 당연히 불허되어야 하고, 만약 인수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만 분리해서 불허하는 것이 어렵다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후, 알뜰폰 사업부문을 2~3년 이내에 매각하도록 명령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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