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의 실질적인 인기를 지탱해왔던 아담부부의 가상결혼이 마침내 기나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아담부부를 비롯해서 세 커플의 아이돌 가상부부가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상큼한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이들만큼 우결의 영향을 주고 또 받은 커플은 아직은 없다. 특히나 2AM은 속칭 우결버프라는 아담 커플 열혈팬들의 지원으로 2010년 한해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때마다 공교롭게 소녀시대와 활동이 겹쳐 공중파 방송에서의 1위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나 작년 이맘때쯤에 발표했던 <죽어도 못 보내>는 굳이 우결버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2010년 최고의 명곡에 꼽히는 것이라 그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금의 2AM 홈페이지는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2AM 소개에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올렸음을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내비칠 정도로 2010년 2AM의 성공의 수훈갑은 역시나 우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조권의 우결 출연이 종료된 이후에도 아담부부 팬들의 지원이 여전할까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AM은 그들 스스로의 팬덤과 우결버프라는 이중적 지원을 받은 아주 특이한 경우인데, 이제 그 둘의 지원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2AM의 진로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다. 물론 이미 2AM은 국내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갑작스런 위기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지원의 한 부분이 없어지거나 혹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은 신경 쓰이는 변수임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더 이상 아담부부는 방송을 통해서 알 수 없으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인 탓에 아담버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이라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와 함께 2AM이 <죽어도 못 보내> 이후에 여전히 정규 앨범 <세인트 어클락>에서도 큰 성과를 올렸고 발라드 아이돌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거기다가 창민과 에이트 이현과의 프로젝트 그룹 <밥만 잘 먹더라>와 그 이전에 슬옹과 아이유의 듀엣곡 등이 큰 인기를 끌어 2AM은 뭘 하든 되는 그룹이 됐다.

물론 <죽어도 못 보내> 후속곡으로 어정쩡한 댄스곡으로 도전했다가 좌절한 것은 있지만 그런 정도는 발라드 그룹의 호기로운 실험으로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앞서 말한데로 예능으로 큰 2AM이고 여전히 많은 예능에 모습들 드러내고 있지만 그들이 발라드 그룹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인지도를 위해 이미지를 파는 일을 할 수는 없었는지 전처럼 예능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는 소위 깝권 전성시대의 유효기간이 다 했음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이제 2AM을 정상으로 올리게 했던 예능과 자의건 타의건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결국 2AM에게는 원래 그랬듯이 노래 하나만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권의 우결 종영은 위기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차기 앨범 활동이 최소한 2010년 정도의 성과만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런 위기설은 기우에 불과한 것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댄스 아이돌 2PM을 능가했던 2AM의 성공은 백일몽이 될 수도 있다.

2AM 이전에 SG워너비도 있고, 혼성 그룹인 에이트도 있지만 발라드 그룹이 댄스 아이돌의 위세를 꺾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시대만 아니라면 2010년 가수 대상을 줘도 부족하지 않은 작년의 성과가 놀라운 것이다. 과연 올 한해 우결버프 없이 2AM이 어떻게 홀로서기에 임할 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지금 상황이 2AM이 더 이상 예능의 보호 없이 자신들이 가진 음악적 무기만으로 온전하게 대중 앞에 서야 하기 때문이고, 그들에게는 그럴 만한 능력 또한 충분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박진영이 원더걸스의 신곡이 역대 최고일 거라는 다소 사적인 대화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JYP로서는 원더걸스도 그렇지만 2AM의 오롯한 성공을 이끌어낼 진정한 역작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죽어도 못 보내> 정도의 노래들만 또 준비할 수만 있다면 2AM의 홀로서기는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쉽고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노래 바깥에서는 여느 댄스 아이돌과 구분 없는 활동을 해왔지만 적어도 본업(?)에서는 확연히 구별되는 <노래>로 빛났기에 반드시 홀로서기에 성공할 것이라 믿고 기대를 걸게 된다. 그리고 2AM의 새 출발(?)에 화이팅을 보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