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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 호소하지만 귀닫은 서울 중심의 방송 정책[토론회] 전문가들, 지역 지상파 지원 정책 요구…"KBS·MBC, 지역에 대한 정책 없다"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07.23 21:5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지역 지상파 방송의 어려운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역 지상파 방송 종사자와 전문가들은 “지역의 공공성 구현을 위해 지역 지상파에 대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반론 역시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지역언론학회 주최로 <미디어전환시대, 지역언론의 현실 평가와 미래전략 모색>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전문가들은 지역 지상파 방송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만제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IPTV·OTT가 등장하면서 지역방송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방송산업 전체는 6.5% 성장했지만 지역 지상파방송 성장률은 –3.7%였다”고 밝혔다.

▲11시 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만제 교수, 장호순 교수, 김동찬 사무처장, 김재영 교수 (사진=미디어스)

이만제 교수는 “지역 지상파 방송은 공공성이 있다”면서 “방송법에 지역 지상파 방송을 공공 방송으로 규정하고 지역성이라는 개념을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만제 교수는 “이런 작업은 지역 지상파 방송에 대한 지원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있는 것처럼 지역방송발전기금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호순 순청향대 교수는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지역 지상파 방송정책 결정권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호순 교수는 “현재의 방송정책은 서울에 사는 인사들이 만들고 있다. 지방 사람은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지역 소외와 배제가 체질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호순 교수는 “지역 방송과 미디어 정책을 담당하는 기구의 결정권자들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실제 지역 MBC 사장의 다수는 서울 사람들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역시 서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순 교수는 “그간 미디어 정책 결정권자 중 지역방송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적극적으로 한 사람은 드물었다. 자기들의 생활과 관련된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병운 전국언론노동조합 TBC지부 지부장은 지역 소식을 다루는 종합편성채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병운 지부장은 “현재 지역방송은 대주주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역민 역시 지역방송사를 외면한다”면서 “지역성을 구현하기 위해선 종합편성채널 하나를 없애고, 대신 지역성을 구현하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승한 방송통신위원회 지역미디어정책과장은 “정부 내에서 지역 지상파 지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다. ‘사기업인데 경영이 어려우면 인수합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라면서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역 지상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신승한 과장은 “현재 방송정책은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로 이원화되어 있다”면서 “부처 내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입안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역 지상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지역방송사별로 해야 할 일이 많다. 민영방송의 경우 대주주의 전횡을 없애야 한다”면서 “현재 지역 민영방송 대주주는 최대 40%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대주주 지분 소유제한은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지역 민방 대주주의 전횡이 이어진다면) 지역 민방이 지역 언론에 대한 이미지를 망칠 것”이라고 했다.

김재영 교수는 “KBS와 MBC도 마찬가지다. 현재 지상파는 촛불이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공영방송에 지역국에 대한 정책이 없다. 공영방송 지역국은 본사와 수평적인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호순 교수는 “지역 지상파 종사자들은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 이 상황을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지역사회는 지역 지상파 방송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국가의 기금을 받아 수명이 연장될 순 있지만,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장호순 교수는 “이제 지역 지상파는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현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지역방송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 케이블 채널의 진흥 역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지역 케이블 채널도 지역방송 지원 범주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케이블은 지역에서 기초자치단체 단위 방송을 하고 있다. 지원 대상을 늘리는 것 자체가 유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방송과 관련된 주장을 보면 주로 지상파 방송사에만 한정되어 있다. 이는 특정 이해당사자의 요구처럼 보이며, 지역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효과를 만든다”면서 “시민단체와 마을 미디어 활동가들은 지역 케이블 채널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방송 지원정책에는) 지역 전체를 고려하는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전환시대, 지역언론의 현실 평가와 미래전략 모색> 토론회 (사진=미디어스)

이번 <미디어전환시대, 지역언론의 현실 평가와 미래전략 모색> 토론회는 한국지역언론학회 주최, 전국언론노동조합·지역방송협의회·지역방송협회·지방분권전국회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만제 원광대 교수·장호순 순천향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정정주 경북대 교수·김재영 충남대 교수·이길로 대구MBC 지부장·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유현중 가톨릭관동대 교수·한선 호남대 교수·양병운 TBC 지부장·신승한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등이 참여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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