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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방통위원장 돌연 사의 표명 이유는권영철 CBS 대기자 "청와대 눈치 때문일 것"…지상파 중간광고·허위조작정보 대책 등에서 정부와 이견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7.23 10:55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 배경엔 청와대의 유·무형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허위조작정보 대책 등에서 이 위원장은 정부·여당과 이견을 보여왔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 이유와 관련해 "청와대 눈치가 보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기자는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는 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유·무형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중간광고 문제도 있었고, 허위조작정보와 관련해 청와대·총리실과 의견 차이도 보였고, 여러 가지 이유들은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4기 방통위 2년 성과 및 계획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사진=미디어스)

정권 임기 내에서 방통위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방통위원장은 방통위설치법상 3년 임기가 보장되는 자리다. 독임제 부처의 장관과는 달리 언론기관인 방송을 규제하는 합의제 기구의 장으로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임기를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정부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첫 3년 임기를 마친 후 연임 도중 물러난 적이 있지만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불명예 사퇴한 것이었다.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종료, 박근혜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대기자는 "임기를 두는 이유는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독립 기관의 장이 중도에 특별한 사정 없이 사퇴하는 건 그렇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며 "임기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는 관행이 만들어진다면 임기제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허위조작정보 대책 등의 사안에서 현 정부와 의견을 달리해왔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해 말부터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 하에 매체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방통위에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관련한 방송사들의 자구 방안이 미흡하다는 의견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간광고 도입은 잠정 보류됐다. 

권 대기자는 "이 일로 인해 방통위원장이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며 "그리고 이 위원장에게 그 문제로 그만두시는거냐 물었더니, 그 문제도 하나의 이유는 맞다라고 답을 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가짜뉴스'로 통칭되는 허위조작정보 관련 대책에 있어서는 정부여당과 방통위의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짜뉴스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민주주의를 교란한다"며 검경에 엄정 처벌을 지시하고, '가짜뉴스'를 통제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공동대응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이에 방통위를 중심으로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 대책'이 급하게 만들어져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에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발표가 연기됐다. 방통위가 마련한 '자율규제' 중심의 대책에 대해 정부가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기자는 "청와대나 총리실 입장에서는 좀 더 방통위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 건데, 이 위원장은 언론학자 출신"이라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중시한 분이고 그게 소신이었다. '진실 문제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가 직접 나서 가짜뉴스를 기준화하는 건 옳지 않다' 이런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통위 대책문건 초안이 미디어오늘 보도로 공개되자 언론, 학계, 시민단체, 야당 등에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일었다. 자율규제에 방점을 찍은 방통위의 대책문건도 정부정책 신뢰를 위한 대응책을 중심으로 짜였으며 임시조치, 통신심의 강화 등의 조치를 포함했다. 또 자율규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정부가 자율규제의 구체적 방안을 제안하는 안이었으며 국무총리실 주재로 범정부 TF를 구성해 '특단의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문건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해 사회적 비판은 더욱 거세게 일었다. 

허위조작정보 대책에 대한 방통위의 입장과 사회 각계의 비판에 직면하자 결국 정부는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 대책 추진을 멈추고, 방통위가 자체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현재 방통위는 학계·언론단체·관련 전문가·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협의체'를 구성,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6월 협의체 출범 당시 이 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 대응은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자율규제, 미디어교육, 인터넷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 다차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사의를 공식 표명하면서 특히 아쉬웠던 점으로 방송·통신 정책 기구가 일원화 되지 못한 점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미디어정책 컨트롤타워가 일원화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방송·통신 정책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모두 규제업무다. 한국의 방송·통신 정책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모든 규제업무를 방통위가 관장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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