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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OTT '조건부 승인', 콘텐츠 경쟁력 제고할 수 있을까'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 유료방송 정책 실패 따져봐야…글로벌 OTT 시장, 콘텐츠 경쟁 구도로 재편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7.23 08:3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푹(POOQ)'과 '옥수수(oksusu)'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공정위가 내건 조건이 국내 OTT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결합에 따른 독과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승인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콘텐츠 공급과 관련해 타 경쟁 OTT에도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공급 협상을 하라'고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단기적으로 이용자는 어떤 OTT를 가입하더라도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지만 두 기업의 합병이 넷플릭스 등 거대 글로벌 OTT에 대한 '대항마'적 성격으로 일어났다는 점, 향후 국내 OTT간 차별성이 사라져 국내 OTT 산업의 경쟁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SK텔레콤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OTT '푹(POOQ)' 로고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에서 당초 '비차별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라'는 조건을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공급 협상을 하라'는 조건으로 규제 수위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OTT에 일괄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당초 조건이 철회돼 콘텐츠 공급 사업자의 협상 여지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통합 OTT가 경쟁 OTT에 콘텐츠를 공급해야만 하는 상황은 이어진다. 이에 대해 한 방송업계 전문가는 2008년 IPTV 시장 진입 당시의 '콘텐츠 동등접근권'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동등접근권(PAR: Program Access Rule)'은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어떤 방송 플랫폼에서든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 이른바 'IPTV 특별법'에 명시된 제도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시청점유율, 국민적 관심도 등에 따라 '주요방송프로그램 및 채널'을 모든 IPTV 사업자에게 차별없이 제공하도록 했다. 이용자 권리 보장과 공정경쟁 원칙에 입각한 규제였다고 하지만 '보편적 시청권'과는 다른 개념으로 방송의 공익성과 규제 적합성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현재에 이르러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방송사업자 간 콘텐츠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콘텐츠 동등접근권' 도입의 결과 IPTV는 위성, 케이블 등과 똑같은 콘텐츠를 가지고 결합상품과 같은 마케팅 경쟁에 힘을 쏟았다. 이용자는 IPTV라는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없었다. 그 결과 2017년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케이블TV를 추월했으며, 현재 이통사들은 케이블TV를 흡수하는 방식의 유료방송 M&A를 진행 중이다. 이를 콘텐츠 경쟁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없으며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투자는 상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OTT에 대한 '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 역시 이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구독형 모델 OTT의 경쟁력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콘텐츠 경쟁력이 핵심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정위의 승인 조건이 최종 확정된다면 통합 OTT의 콘텐츠 경쟁력 제고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로 지상파 콘텐츠 독점 유통 메리트가 사라지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해도 이를 경쟁 OTT에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통합 OTT가 출범 초기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폭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의 영향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OTT는 현재 약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소위 '대작'으로 불리는 드라마의 제작비가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현재 2000억원의 투자유치금은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합 OTT 출범 초기에는 기존 방송 VOD 위주의 유통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넷플릭스가 주도했던 글로벌 OTT 시장은 콘텐츠 대기업들의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출시, 이와 동시에 넷폴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타임워너(워너미디어)를 인수한 미국 이동통신사 AT&T도 내년 초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해 OTT 경쟁에 뛰어든다. 이밖에도 애플TV 출시,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화 등이 예고돼 있어 콘텐츠·하드웨어 기업들을 아우르는 OTT 시장 각축전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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