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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똑같은 인권침해, 가슴 아프다"계약직 아나운서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MBC 진정… "괴롭힘 중단, 광장의 동료시민에게 취해야할 태도다"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7.16 12:1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공정방송을 만들기 위해 함께했던 광장에 지금의 MBC가 똑같은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MBC 구성원들이 제자리에 돌아가길 바랐던 시민들이 어느 편에 설 것인지 MBC는 잘 생각해 달라"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 활동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일에 맞춰 MBC를 관련 법 위반 '1호 사업장'으로 진정 넣은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과 함께 자리해 이 같이 말했다.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회사에 복귀한 MBC 16·17사번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으로 MBC를 서울고용노동청에 진정했다. 회사가 이들을 사무실에서 격리하고, 업무를 주지 않고, 사내 인터넷망을 차단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조치들을 취해 "최소한의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진정을 넣게 됐다는 것이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 활동가(가운데)가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일에 맞춰 MBC를 관련 법 위반 '1호 사업장'으로 진정 넣은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과 함께 자리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아나운서들의 법률 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가처분 법원은 아나운서들이 지금 복직하지 않으면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는다고 했다. 돈은 못받으면 받으면 되지만 젊은 노동자의 시간은 되돌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때문에 법원이 당장 복직하라고, 일단 일을 하게 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MBC는 이를 무시하고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계속 입히고 있다"고 진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류 변호사는 "이런 사례는 지난 정권 악랄한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의 사업장들에서 발견된 모습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에서 일어날 수 있나"라며 "한 달이 넘도록 시정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진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시행 첫 날 최승호 사장을 위시로 한 MBC 경영진에 진정을 넣는 것에 슬프고 아프나 그럼에도 하염없이 사용자의 선심에 기댈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 활동가, 한석호 전태일재단 50주기 사업위원장(전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한 위원장은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소식에 "노동시민사회가 무척 당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승호 PD가 MBC 사장이 되면 MBC가 제 자리를 잡겠구나 믿었다. 그런데 그 최승호 사장 체제가 계약직, 비정규직 아나운서들을 부당해고 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최승호 사장이 슬기롭게 풀 것이라고 기다렸지만 아직도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가게되면 노동시민사회는 적폐에 맞서 함께 풍천노숙했던 MBC 최승호 사장과 그 구성원들에 맞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서 "방송인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이들이 부당한 해고를 하소연하는 이 현실이 너무나 속상하고 서글프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회사에 복귀한 MBC 16·17사번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으로 MBC를 서울고용노동청에 진정했다. (사진=미디어스)

박 활동가는 "(시민사회에서)연대발언에 단 두사람밖에 나오지 못했습니다만, 이는 두 사람만이 아니라 여전히 시민사회가 MBC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촛불광장에서 차별받고 괴롭힘 당했던 MBC 아나운서들과 기자들이 자신을 본업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던 것처럼 지금 시민사회는 MBC가 똑같은 가해자가 아니라, 동료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MBC의 결정으로 사회적으로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박 활동가는 "관련 기사가 나가고, 파업 때 선배를 대신해 방송했던 소위 '적폐 아나운서'라는 단어들이 댓글에서 발견된다. 회사가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괴롭힘"이라며 "지금 회사가 괴롭힘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괴롭힘도 멈출 수 없다. 괴롭힘을 중단하는 것이 MBC가 광장의 동료시민들에게 취해야 할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나운서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법원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은 MBC의 노동자이다. 그러나 업무 공간으로부터 격리당하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되어 회사 소식을 알 수조차 없다"며 "회사로부터 급여는 받지만, 일을 언제 할 수 있을지도 모른 채 온종일 책상에 앉아만 있다. 이것이 사법부가 인정한 ‘근로자’ 지위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MBC가 복직한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별도로 배정한 사무실 (사진=아나운서 측 제공)

2016년, 2017년도에 계약직으로 MBC 입사한 아나운서 10명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는 해당 계약만료가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MBC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이후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법원에 MBC를 상대로 해고무효소송과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5월 13일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본안 소송 판결까지 임의로 보전하는 취지의 가처분을 인용했고, 7명의 아나운서는 MBC로 출근을 시작했다. 

그러나 MBC가 이들을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격리하고, 업무를 주지 않고, 사내 전산망 이용을 차단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일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괴롭힘 유형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거나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거나 ▲훈련·승진·보상·일상적 대우 등에서 차별하거나 ▲인터넷 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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