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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본 규제품목 대체 제안, 균열 오는 아베의 의도[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9.07.12 14:21

러시아가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고순도 불화수소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해왔다. 12일 한겨레신문이 단독으로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러시아의 제안이 사실이고, 한국 기업이 러시아산으로 일본 소재를 대체할 수만 있다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한겨레신문은 우리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일본산 수입을 대체할 경로를 찾아왔다는 사실을 전하고,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간담회에서도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 문제가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산보다 순도가 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삼성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는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의 말도 담았다. 

일단 고순도 불화수소의 대체 수입선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은 다행한 일이다. 다만 러시아산이 일본산보다 더 우수하다고 할지라도 시험기간 등을 포함 교체에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분간의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예상됐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지난해 자위대 사열식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와 더불어 전해진 또 하나의 소식도 중요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12일 경향신문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素材) 수출 규제로 한·일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저가항공사인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지난달 시작한 서울과 일본 시마네(島根)현을 잇는 전세기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는 NHK 보도”를 전했다. 

이는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이다. 불매운동으로 인해 특히 일본산 맥주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은 계속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을 압박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것은 여행이라는 분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맞았고, 그로 인한 국내 소비 저하가 큰 고민이다. 관광수입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따라서 연간 750만 명 수준의 한국관광객이 일본에 뿌리는 돈은 그들로서는 매우 긴요할 수밖에 없다. 11일 MBC 보도에 의하면 유명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예약이 평소보다 3분의 1일 감소했다고 한다. 여전히 일본으로 여행가는 한국인이 많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것이 오랜 계획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7월 들어 갑자기 닥친 일본의 수출규제에도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일본과의 대립은 무모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마치 구한말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나라를 빼앗기고도 일신의 영달을 위해 천황만세를 외치던 그때 그 시절의 분노가 기억처럼 되살아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도 그 이전 일본의 침략에도 맞서 싸웠던 것은 이름 없는 민초들이었던 것처럼 현재도 기득권세력의 무사안일과 무책임한 친일에도 시민들은 조용히 일본 보이콧운동을 넓혀가고 있다. 보이콧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기온 오르는데 일본맥주 매출은 '뚝'…판매순위 뒤바꿔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흔한 격언대로 위기는 기회일 수 있고, 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역량이다. 러시아의 고순도 불화수소 공급 제안도 신중히 검토해야겠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소재 개발에 더 힘을 집중해야 한다. 반도체 핵심소재들이 일본의 경제침략의 무기가 된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기업들의 안일함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그토록 중요한 소재들이라면 진작 국산화 준비를 했어야 옳다는 것이다. 

1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한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회연구회 회장이 말한 “적장 아베가 준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세계반도체 1위 국가의 허명 뒤에 가려진 후방산업의 부재를 개선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는 의도가 매우 비열하고 폭력적이다. 점잖게 말해서 수출규제이지 사실상 경제적 침략행위나 다름없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번 사태를 “21세기판 임진왜란”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타당하다.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 교수는 현재 일본의 행위에 대해서 언론과 정치인들보다 국민들이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고 국가의 위기 때마다 우리 국민의 저력은 발휘된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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