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를 키우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들 한다. 특히나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쿨 김성수처럼 남자 혼자 사춘기 딸을 키우는 것은 더더욱 버거워 보인다.

오랜 기간 딸 혜빈을 홀로 양육했던 김성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림이 능숙하지 못하다. 딸 혜빈의 마음을 사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한창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섬세하게 헤아리기에는 많이 서툴러 보인다.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올해 초만 해도 ‘아빠 껌딱지’라고 할 정도로 김성수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던 딸 혜빈은 서서히 아빠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아빠를 향한 짜증도 부쩍 늘었다. 10일 방영한 <살림남2>에서 지난밤 자신의 휴대폰을 압수해간 아빠 김성수가 보관장소를 기억하지 못해 돌려주지 못하자 불같이 화를 내면서 학교로 간 혜빈은, 하교 이후에도 휴대폰만 찾고 아빠에게 온갖 짜증과 불만을 늘어놓는다.

대본대로 움직이는 느낌이 없지 않은 <살림남2>이지만,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대립은 어느 가정이나 늘상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김성수처럼 갱년기에 접어든 중년 남성이 사춘기 딸을 혼자 키우는 상황인 만큼,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녀 간 갈등은 더욱 격해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겐 김성수의 딸 혜빈이 다소 버르장머리 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아빠 말이라면 하늘같이 따랐던 혜빈이를 줄곧 지켜본 시청자라면 혜빈이가 질풍노도 시기를 잘 헤쳐 나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사실 10일 방송에서는 혜빈이가 아빠 김성수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이 부각되긴 했지만, 몇주 전 방송에서 NRG 천명훈, 노유민과 함께 결성한 노훈수 연습 때문에 김성수가 딸의 생일을 깜빡 잊어도 서운함을 토로하기보다 노훈수가 잘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김성수와 말다툼을 한 이후에는 아빠에게 반성과 사과의 의미로 건망증과 탈모, 흰머리 예방에 좋다는 검정콩 두유를 사다주는 누구보다 속 깊은 딸이다.

다른 예능에 비해 설정 요소가 느껴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림남2>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보통의 가정에서 흔히 겪는 일상적인 소재와 이야기를 담백하게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김성수 가족을 통해 사춘기 자녀를 둔 가정에서 벌어지는 고민과 갈등을 보여주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KBS2 <살림남2>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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