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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방한에 분주한 시민사회개인정보 침해 사례 기자회견 개최…"성범죄 보도의 프라이버시 침해, 심각한 수준"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07.11 14:2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UN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방한에 앞서 11개 시민사회단체가 한국의 개인 정보 침해 사례를 고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정보·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사찰 및 감청, 언론 보도로 인한 개인 정보 침해 사례를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UN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국가정보원 감청 사건을 계기로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을 만들었다.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은 각국을 방문해 개인 정보·사이버 데이터 보호, 인터넷 범죄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다. 프라이버시 특보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을 방문했으며, 1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엔 프라이버시 특보 공식 방한에 즈음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기자간담회 (사진=미디어스)

참여연대·민변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는 11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국가정보원·경찰 등 정보·수사기관의 사찰과 감시 ▲패킷 감청 등 디지털에서의 개인 정보 침해 사례 ▲언론 보도로 인한 개인 정보 침해 사례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사회 보고서’를 만들어 프라이버시 특보에게 한국의 개인 정보 보호 및 침해 실태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서채환 변호사는 “한국에서 민간인 사찰 문제는 지속해서 발생했다. 하지만 사찰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이 더 많다”면서 “국가정보원은 광범위한 감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제할 법제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채환 변호사는 “국가정보원이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외정보 수집기관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국가정보원의 보안업무 기획·조정 권한을 폐지해야 한다. 또 국가정보원을 유일하게 감독하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채환 변호사는 경찰이 과도한 개인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세한 현황은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채환 변호사는 “2017년 경찰은 개인 정보 37억 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 정보의 자세한 현황은 국회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법을 만들어 경찰이 운영 중인 개인 정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대한 통제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채환 변호사는 경찰이 정보 경찰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채환 변호사는 “정보 경찰의 민간인 사찰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면서 “경찰은 범죄 수사와 무관한 ‘정보 경찰’을 폐지하고, 정보 경찰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킷 감청에 대한 설명 그림 (사진=참여연대)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은 패킷감청(인터넷회선 감청)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회선 감청은 특정 인터넷 회선을 통해 흐르는 패킷(정보)을 중간에서 수집하는 것을 뜻한다. 회선 감청은 정보·수사 기관이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내역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권 침해와도 연관이 있다.

양홍석 변호사는 “패킷 감청으로 획득한 정보가 실제 범죄의 증거로 제출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패킷 감청을 활용한 수사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 패킷 감청이 범죄 수사를 위해 이루어진 것인지 의문인 상황에서 엄격한 심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양홍석 변호사는 통신사실확인자료(범죄 수사를 위해 필요한 통신정보)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얻으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기계적으로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허가해준다”면서 “통신사실확인자료에 영장주의를 도입해 법원의 통제를 받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리아 활동가는 언론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리아 활동가는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에서 경찰은 풍등을 날린 외국인 노동자 A씨를 긴급체포했다”면서 “언론은 기사에서 A씨의 국적을 중요하게 명시하고, 신상정보를 자세히 보도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아 활동가는 “언론은 성범죄 사건을 보도하면서 피의자·피해자의 가족 인적 사항을 공개하거나, 사적 영역을 선정적으로 보도한다”면서 “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르게 유포된다. 이때 피의자·피해자가 받는 피해와 프라이버시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리아 활동가는 “언론이 인권 보도준칙을 엄격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송강령·윤리규정 등 언론사의 자율규제가 실패하여 발생하는 프라이버시권 침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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