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뉴스타파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위증 논란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는 "윤우진 사건은 검찰 수장이 될 윤석열 후보자가 그 관문에서 반드시 털고 가야할 부분"이었다며 "저희들이 회원님과 쌓은 신뢰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보도 시점과 관련해서 어떠한 의도나 고려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밤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뉴스타파는 <윤석열 2012년 녹음파일…"내가 변호사 소개했다"> 기사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2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의혹 사건 당시 윤석열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8일자 뉴스타파 보도. (사진=뉴스타파 보도 캡처)

뉴스타파 보도 이후 윤석열 후보자는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자 측은 윤우진 전 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검사(현 법무부 검찰국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자 일부 진보성향 시민들과 뉴스타파 후원자들이 뉴스타파 보도를 문제삼고 나섰다. 뉴스타파에 수많은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김용진 대표는 윤석열 후보자 위증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전화 주신 분들 대다수는 회원님들이었다. 저희 보도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표명하신 분들이 다수였다. 상처를 받았고 화가 난다는 분들도 계셨다"며 "어떤 회원님은 납득하지 못하셨고, 어떤 회원님은 저희 보도의 취지를 수긍하셨고, 어떤 회원님은 좀 더 지켜보겠다고 얘기하셨다"고 전했다.

김용진 대표는 "저희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고위공직자 검증이다.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가 자료를 검토했다"며 "그리고 서면답변서에서 윤 후보자가 윤우진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기재했는데, 이 부분이 석연찮다고 저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한상진 기자에게 8일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를 취재하라고 지시했다"며 "왜냐하면 윤우진 사건은 검찰 수장이 될 윤 후보자가 그 관문에서 반드시 털고 가야할 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용진 대표는 "7월 8일 청문회가 열렸다. 예상대로 오전부터 여야 청문위원 여러 명이 윤우진 사건과 관련한 부분을 질의했다"며 "윤 후보자는 서면답변과 마찬가지로 예전 인터뷰 내용과는 전혀 다른 답을 내놨다. 한상진 기자가 후보자 측에 예전과 다른 답변을 하는 이유를 전화와 문자 등으로 여러차례 물었다. 답이 없었다. 그래도 계속 설명을 요청했다. 저녁 늦게 한 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로부터 문자가 왔다. "싫습니다". 이 네 글자가 답이었다. 이후 국회에서 한상진 기자가 청문회 휴식 시간에 마침 윤석열 후보자와 마주쳤다. 윤 후보자에게 직접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취재과정을 설명했다.

김용진 대표는 "검찰 최고 책임자가 될 분이 동일한 사안을 두고 과거와 현재 180도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는 건, 저희 뉴스타파의 도리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이 부분을 리포트로 제작했고, 완성해서 업로드 한 때가 밤 늦은 시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결론적으로 보도 시점과 관련해서 어떠한 의도나 고려도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용진 대표는 "회원님들이 전화 통화에서 두 번째로 거론하신 부분은 보도 시점과도 결부된 문제인데, 저희가 자유한국당 청문위원과 사전 교감을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며 "이 말씀을 듣고 무척 가슴이 아팠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저희들이 회원님과 쌓은 신뢰가 아직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많이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희가 그렇게 할 아무런 이유나 동기가 없고,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진 대표는 "마지막으로 취재 기자가 이전에 일했던 언론사의 성향 때문에 이번 기사의 의도에 의문을 품는 견해도 있었다"며 "뉴스타파에는 기성언론에서 일하다 여러 한계를 느끼고 온 기자들이 대다수다. 올바른 저널리즘을 수행하기 위해 모두 돌아갈 다리를 불사르고 왔다. 기자로서 제대로 활동할 공간은 여기 뉴스타파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 어디 출신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대표는 "한국에는 크고 작은 언론사 수천 곳이 있다"며 "저희들은 이런 매체 환경 속에서 정파성과 이윤동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상식과 양심에 따라, 최대한 옳고 그름을 판별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취재 보도를 할 수 있는 언론 모델을 적어도 하나는 굳건히 만들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리고 이를 통해 미력이나마 보다 나은 세상을 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며 "이것이 저희들이 지난 7년 간 가다듬은 뉴스타파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