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가 불법촬영 파문을 일으킨 김성준 전 앵커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과 관련해 “흔적 지우기, 꼬리 자르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SBS가 김성준 전 앵커의 사직서를 반려하고 응당한 징계를 내렸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SBS 내부 조직문화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성준 전 앵커는 3일 서울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8일 사건이 공개되자 SBS는 김성준 전 앵커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SBS는 김성준 전 앵커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8뉴스에서 사과 방송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매체비평우리스스로·문화연대·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인권센터·진보네트워크센터·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9일 SBS의 변화를 촉구하는 <SBS는 소속 언론인 성폭력 사건에 조직적 책임을 다하라>는 제목의 연대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폭력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뉴스 앵커의 인식이 이 수준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SBS는 김성준 전 앵커의 흔적을 지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논설위원을 맡을 정도의 인물이 문제를 일으키자 바로 선 긋기를 하고 퇴사를 공식화하는 것은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 책임을 묻고 응당한 징계를 고민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사직서 수리 조치는)그동안 성폭력 사건 해결을 고민해왔던 SBS의 모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면서 “SBS는 2017년 ‘단순한 처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직장 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성희롱·성폭력 징계 내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SBS는 김성준의 사직서 수리로 끝낼 것이 아니다. 그간 성희롱·성폭력을 용인하거나 침묵해왔던 SBS는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나아가 언론계 내의 성희롱·성폭력에 대해 감수성을 높이고,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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