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은 일장일단을 지니고 있는 현존 최고의 MC임이 분명합니다. 서로의 스타일이 너무 뚜렷해 단순 비교가 어려운 그들에게 명확한 차이가 하나 존재합니다.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누군가에게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을 가르는 결정적 한 가지

유재석과 강호동은 집단 MC 체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이끄는 존재입니다. 방송 환경이 바뀌며 그들이 국민 MC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환경의 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요. 천하의 이경규도 이런 환경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을 보면 집단 MC 체제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공중파 3사를 누비며 여전히 최고의 존재감을 보이는 강호동과 유재석은 여전히 최고이고 이런 흐름이 한 동안 꺾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규가 지난 연말 KBS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2011년에도 그가 연속 대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지 않을 정도로 유재석과 강호동의 존재감은 여전합니다.

강호동이 용장형이라면 유재석은 지장형 MC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은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며 이를 장점으로 특화시켜 오늘의 강호동이 되었습니다. 유재석은 자신의 유약함을 넓은 마음과 똑똑함으로 이겨내 현재의 그가 되었습니다.

스타일이 다른 만큼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스타일도 전혀 다르지요. 유재석이 어울림을 강조한다면 강호동은 큰형으로서 이끄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프로그램을 해서인지 무척 잘 어울리는 이런 스타일은 따라한다고 쉽게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원칙과 노하우가 묻어 있는 고유한 능력입니다.

그런 그들을 명확하게 가를 수 있는 한 가지는 바로 후배입니다. 강호동은 자신이 함께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 키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수근, 이승기, 이특, 유세윤' 등 함께 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이들은 강호동에게 큰 자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비해 유재석은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배려는 뛰어나지만 자신만의 라인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많지요. 노홍철과 하하 정도가 드러난 유재석 라인으로 불리지만 이들이 유재석의 후배라고 부르기는 힘듭니다. 노홍철이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존재라면 하하는 유재석에게 의지하는 형식으로 볼 수 있기에 진정한 의미의 후배 양성이라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유재석과 달리, 강호동은 자신이 진행하는 예능을 통해 될 만한 싹을 선택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꽃 피우도록 돕는 재능이 탁월합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무릎팍 도사>의 유세윤의 경유 강호동만의 노력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이 방송을 통해 확실한 자신의 캐릭터를 세우고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건방진 도사 콘셉트는 가수 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수근은 <1박2일>에서 스파르타식으로 예능에 적응하며 차기 MC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웠지만, 그 힘겨운 시간이 지나 강호동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날개를 달고 본격적으로 능력이 만개하는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이런 모습이 극적으로 드러난 것은 바로 <강심장>입니다. <1박2일>을 통해 스타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강호동은 이승기를 새로운 프로그램을 함께 할 더블 MC로 데려옵니다. 그리고 그를 최고의 유망주로 키워낸 것은 강호동이기에 가능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연말 시상식의 진정한 승자는 이승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능 관련 최우수상을 모두 차지한 그의 능력이 만개하게 된 건 강호동의 힘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후배들은 강호동에게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강호동이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는 동안 최고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쟁쟁한 후배들을 키워냈다는 점입니다. 언젠가 그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줘야만 하겠지만 그렇게 그 자리를 차지한 후배들로 인해 그는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후배를 키우는 일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유재석은 특정인 몇몇을 키우는 형식이 아닌 자신과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합니다. 이는 진행 스타일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프로그램을 통해 녹아나고 있습니다. 강호동은 운동선수답게 후배들에게 모질면서도 강하게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고, 후배들이 자신과 함께 어깨를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 역시 흥겨운 일일 것입니다.

후배양성을 위해 개인의 힘을 사용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방송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일을 한 사람이 알아서 챙기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능한 예능 MC 후배들을 키워내고 있는 강호동에겐 충분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주일에 4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동료들을 이끌며 후배를 키워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만의 독특한 방법이 존재하고 이를 통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유재석이 강호동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후배 양성이 의무도 아니고 방식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돋보이는 '강호동 키즈'들의 활약은 2011년에 더욱 왕성해질 것이고 이는 곧 강호동에게 큰 힘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의 다른 모습들이 어떤 성과들로 이어질지는 지금 당장 알 수는 없지만 눈에 띄게 성장하는 강호동 키즈들의 모습을 보면 유재석 역시 이런 식의 직접적인 후배 양성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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